"2008년 베이징올림픽 무대에 반드시 서고 싶습니다"

부상 등 불운에 시달리며 재능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하던 유학파 스트라이커 양동현(20.울산 현대)이 열도의 심장에서 부활을 알리는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양동현은 21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1세 이하 올림픽대표팀 간 친선경기 2차전에서 전반 인저리타임 선제골을 터트렸다.

비록 후반 동점골을 내주며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나 퇴색됐지만 모처럼 보는 양동현다운 골이었다.

최전방 원톱으로 풀타임을 뛴 양동현은 전반전 추가 시간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상대 수비 세 명을 가볍게 드리블로 제치고 골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 든 뒤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2003년 핀란드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하며 한국 축구의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 재목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양동현은 이후 부상 악몽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마음껏 보여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일찌감치 프랑스 FC 메츠와 스페인 바야돌리드의 유스팀에서 선진 축구를 배우며 무럭무럭 커 나가는 듯 했지만 2004년부터 부상에 시달리다 2005년 결국 국내로 복귀, K-리그 울산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네덜란드 세계청소년(U-20)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뒤늦게 청소년대표팀에 합류해 재도약의 기회를 잡을 뻔했지만 다시 허벅지 부상에 발목을 잡혀 세계대회 출전이 좌절됐다.

소속팀 울산에서도 두 시즌 동안 13경기에 출전해 한 골을 넣었을 정도로 활약은 미미했다.

2005년에는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올해에도 레안드롱, 이천수, 최성국 등 쟁쟁한 선배 공격수들에 밀려 출전 기회를 쉽게 잡지 못했다.

하지만 후기리그 중반 이후 서서히 출장 시간이 늘더니 지난달 25일 K-리그 대전 시티즌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성공시키는 등 잃었던 자신감과 기량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양동현은 지난 14일 창원에서 열린 일본과 1차전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두 차례 한.일전에서 보여준 활약은 '해결사 양동현'의 부활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양동현은 "오랜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는 데 골까지 넣어서 기쁘다.

더구나 한일전이라서 골의 기쁨이 더 크다"며 "좋은 경험을 했고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대표팀에 남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