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프로그램에 이어 프리스케이팅도 연속 1위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가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4차 대회에서 성인무대 첫 우승의 쾌거를 이룩했다.

김연아는 19일(한국시간) 새벽 프랑스 파리 베르시 실내빙상장에서 펼쳐진 대회 3일째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119.32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전날 치러진 쇼트프로그램에서 65.22점으로 1위에 올랐던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받은 119.32점을 합쳐 총점 184.54점으로 금메달 경쟁에 나섰던 일본의 안도 미키(174.44점)를 따돌리고 종합 1위에 등극했다.

국내 피겨 선수가 ISU 시니어 그랑프리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김연아가 사상 처음이다.

지난 3월 세계 주니어 피겨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주니어한국 빙상 100년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한 김연아는 8개월만에 시니어 무대까지 제패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급성장했음을 증명했다.

이날 11명의 선수 중 6번째 연기자로 나선 김연아는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올 시즌부터 새롭게 프리 스케이팅 곡으로 선택한 'The Lark Ascending(종달새의 비상)'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총 13개의 과제 중에서 첫 번째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연속 공중 3회전)을 깨끗하게 성공시킨 김연아는 연이은 더블 악셀(2회전반)-트리플 토루프(공중 3회전) 콤비네이션과 고난도 레이백 스핀과 비엘만 스핀을 성공시키면서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계속 이어진 공중 회전과 스핀, 스파이럴 연기를 무리 없이 마무리한 김연아는 연기 후반 막판 공중 3회전 착지 동작에서 살짝 중심을 잃은 뒤 마지막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하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고 연기를 마무리 지은 김연아는 관중의 환호성을 받으면서 경기를 마쳤고, 심판진은 김연아에게 기술요소 점수 63.04점과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 57.28점을 주면서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올려놨다.

김연아에 이어 9번째 선수로 연기에 나선 지난 1차 대회 우승자 안도 미키는 첫 번째 트리플 콤비네이션에서 넘어지는 실수로 감점을 받아 109.42점을 얻어 총점 174.44점으로 2위로 밀려났다.

또 지난 시즌 세계 시니어 피겨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키미 마이스너(미국) 역시 승부수로 도전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에서 넘어진 이후 자신감을 잃고 난도가 낮은 점프로 연기를 마무리하면서 총점 158.03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를 지도하는 박분선 코치는 연합뉴스와 국제전화에서 "지난 2차 대회에서 실수가 많아 이번에는 난도가 높은 기술을 연기 초반에 배치했던 게 주요했다"며 "손동작과 표현력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김연아는 이번 대회 상위권 입상자들이 나서는 갈라쇼에 참가한 뒤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