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일본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3.전 니혼햄 파이터스)의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적이 사실상 초 읽기에 들어가면서 이승엽(30.요미우리)에게 미칠 `오가사와라 효과'에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주니치 드래곤스의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이 오가사와라 영입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오가사와라가 빠르면 오는 22일 `거인 군단'에 합류할 것이라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오가사와라 영입에 3년 12억엔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요미우리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기요타케 히데토시 구단 대표가 직접 교섭을 벌였고 `수염을 기르도록 허용하겠다' `번트를 안 해도 된다'는 등 잇단 당근책을 제시하며 공을 들였다.

오가사와라가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퍼시픽리그 강타자와 올 시즌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 뿌리를 내린 이승엽의 `OL(오가사와라-이승엽)타선' 구축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가사와라는 올 해 32개의 홈런 등 타율 0.313(496타수 155안타), 100타점, 77득점으로 리그 2관왕(홈런.타점)에 올랐다.

이승엽은 시즌 막판 무릎 통증 여파로 타이론 우즈(주니치)에게 홈런왕을 내줬지만 41홈런 등 타율 0.323(524타수 169안타), 108타점, 10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럼 오가사와라 합류에 따른 이승엽의 득과 실은 어떨까.

하라 감독은 요미우리의 4번 타자와 1루수는 이승엽으로 못박으며 믿음을 나타냈다.

오가사와라는 소프트뱅크로 옮긴 고쿠보 히로키가 맡았던 3루와 이승엽의 앞뒤 타순에 배치될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은 기대 효과다.

이승엽은 592타석에서 볼넷 56개와 몸 맞는 공 5개를 기록했다.

사사구가 생각보다 많은 건 아니지만 오가사와라가 앞뒤 타순에 서면 정면 승부 기회는 그 만큼 더 많아진다.

이승엽도 오가사와라 영입 움직임에 "굉장히 어려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타순에서 앞에 있든 뒤에 있든 상대 투수들은 저에게 승부를 충실히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이승엽과 오가사와라에 이어 요미우리 클린업트리오 중의 한 명인 다카하시 요시노부 등 3명 모두 좌타자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최강의 좌타자 클린업트리오를 겨냥한 상대 좌완 투수들의 등판이 잦아질 수 있어서다.

이승엽도 "같은 좌타자기 때문에 상대에서는 왼쪽 투수가 많이 나오는 등 불리한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엽은 16일 귀국 인터뷰에서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거액 몸값에 미국 무대 진출한 것에 부러움을 표시하며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OL포'로 함께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던 이승엽이 내년시즌 `오가사와라 효과' 덕을 볼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