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난 지 3년 7개월 밖에 안된 한국인 꼬마 '골프 신동'이 스페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태생으로 2년 전 유학생인 아버지를 따라 스페인 갈리시아주 라 코루냐로 건너 간 이종보군.

밤송이 머리에 젖살이 아직 빠지지 않은 듯한 토실토실한 볼이 귀엽지만 지난 해 할아버지 뻘 친척 어수일(60)씨로부터 생일선물로 어린이용 골프클럽을 받은 뒤 장난삼아 골프장에 따라 다니면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축구와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그는 올 여름 라운딩에서는 100m에 이르는 드라이버 샷을 날리기도 했다.

키 109㎝, 몸무게 22㎏. 라 코루냐 콘셉시온 아레날유아원에 다니는 이 군은 지난 해 8월부터 드라이버를 잡기 시작했고 정규 18홀을 돌면서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 군의 재능을 눈여겨 본 가족들은 올해 8월 스페인골프협회에 정식 회원으로 등록시켰고 시(市)에서 운영하는 토레골프장에서 18홀(파 54) 70타를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토레골프장 회원들이 참가하는 클럽토너먼트에 출전, 7오버파 61타를 쳐 3위를 차지해 또 하나의 '타이거 우즈'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어수일씨는 인근 별장에 그린과 벙커를 포함해 쇼트게임 연습장을 만들어줬고 골프에 흠뻑 빠진 이 군은 유아원에 갔다 온 뒤 시간만 나면 이곳을 찾아 하루 300개씩 어프로치샷을 날리고 있다.

소문이 퍼지자 스페인 신문.방송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고 최근에는 지역 유력 일간지 `라 보스테 갈리시아' 기자가 이 군과 함께 골프를 치면서 놀라운 실력을 확인한 뒤 기사화하기도 했다고.

태권도 사범에서 은퇴한 핸디캡 8의 수준급 골퍼인 어수일씨는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종보의 재능에 나 자신도 정말 놀랐다"며 "이제부터는 정식 프로골퍼에게 레슨을 맡겨 재능을 더 키워 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