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우즈와 함께 중국 원정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시즌을 마쳤지만 국내외 정상급 스타 플레이어들의 경기는 계속된다.

국내 남녀 프로골프는 1년 내내 치열하게 전개되어온 시즌 상금왕 경쟁에 마침표를 이번 주말에 찍는다.

한국프로골프 SBS코리언투어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하나투어-몽베르 챔피언십을 9일부터 나흘 간 개최한다.

19만원 차이로 상금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신용진(42.LG패션)과 강경남(23.삼화저축은행)이 이 대회에서 상금왕의 주인을 가리게 된다.

여자프로골프는 우승 상금 1억2천500만원 짜리 초특급 대회인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전을 9일부터 4라운드로 치른다.

2위 박희영(19.이수건설)을 넉넉하게 앞서고 있는 신지애(18.하이마트)가 우승하면 사실상 상금왕 경쟁이 끝나지만 마지막 역전 기회를 맞은 박희영의 각오도 만만치 않다.

중국 상하이에서 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유럽프로골프 투어 HSBC챔피언스도 놓칠 수 없는 경기.
PGA 투어 시즌 막판을 화려하게 장식한 '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가 출전하는데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무려 40일만에 경기에 나선다.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서는 최근 3년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우승자만 출전할 수 있는 '왕중왕전' 미첼컴퍼니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9일 밤(한국시간)부터 열린다.

출전 선수 42명 가운데 한국 선수가 무려 15명에 이른다.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대회인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을 제패해 신데렐라로 떠오른 홍진주(23.이동수패션)는 내년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앞두고 전초전을 치른다.

◇한국프로골프 SBS 코리언 투어 하나투어-몽베르 챔피언십(11월9일∼12일)

2억9천386만6천789원과 2억9천367만3천333원. 한국프로골프 시즌 상금 1위 신용진과 2위 강경남의 누적 상금이다.

불과 19만3천455원 차이인 신용진과 강경남은 시즌 최종전인 하나투어-몽베르 챔피언십에서 2006년 상금왕 경쟁을 결판낸다.

2003년 우승없이 상금왕이 됐던 신용진은 올해는 2개의 우승컵과 함께 상금왕에 오르겠다는 다짐이고 올해 프로 선수로는 유일하게 2승을 챙긴 강경남은 작년 신인왕에 이어 올해 상금왕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이루겠다는 각오라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2억7천372만7천750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는 강지만(30.동아회원권)도 우승 상금 7천만원을 차지하고 신용진과 강경남 둘 다 3위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 상금왕에 오를 수 있어 우승 경쟁은 어느 대회보다 뜨겁다.

비발디파크오픈 우승자 최진호(22.보그너), LIG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 챔피언 김형성(26), 에머슨퍼시픽그룹오픈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배상문(20.르꼬끄골프)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신인왕 레이스도 이 대회에서 결말이 난다.

경기도 포천 몽베르골프장(파72.7천198야드)은 산악 지형에 숨은 함정이 많고 질기고 깊은 러프와 빠르고 단단한 그린으로 무장하고 있어 정교하고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요긴한 곳이다.

상금랭킹 상위 40명만 참가해 컷오프없이 치러지는 이 대회에서는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과 겨울을 재촉한 비 등 날씨도 승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전(11월9일∼12일)

경기도 안성 세븐힐스골프장(파72.6천241야드)에서 나흘 동안 개최되는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전은 신지애의 상금왕 굳히기냐, 아니면 박희영이 역전의 희망을 살려내느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억1천543만6천원의 상금을 쌓아 2위 박희영(2억83만9천667원)을 1억원 이상 앞질러 여유있게 1위를 달리고 있는 신지애가 이 대회에서 우승해 상금 1억2천500만원을 보태면 상금왕 경쟁 드라마는 신지애의 압승으로 조기 종영된다.

하지만 박희영이 우승하면 신지애가 준우승을 하더라도 상금 격차는 3천200만원으로 줄어들다.

오리엔트 차이나레이디스오픈과 ADT캡스챔피언십 등 2개 대회가 더 남아 있어 박희영의 역전도 가능해진다.

상금랭킹 3위 문현희(23.휠라코리아)는 이 대회 우승 상금을 받아도 상금 누계가 2억원에도 못미쳐 역전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금왕 경쟁에서 한발 비켜선 선수들이라고 해서 여자 대회 사상 최고액인 우승 상금을 포기할 턱이 없다.

문현희와 최나연(19.SK텔레콤), 안선주(19.하이마트), 송보배(20.슈페리어), 김혜정(20.LIG-김영주골프), 홍란(20.이수건설) 등이 신지애와 박희영의 아성에 도전한다.

한편 이 대회는 여자대회로서는 드물게 4라운드 72홀 경기로 치러져 체력 안배와 경기 운영에서 앞서는 선수가 유리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 대회에서 4라운드 짜리는 1997년 KLPGA 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지난 9년간 열리지 않았다.

◇LPGA 투어 미첼 컴퍼니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11월9일 밤∼13일 오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장 마그놀리아 그로브 코스(파72.6천253야드)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이 대회는 2004년부터 올해까지 투어 대회 우승자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42명의 출전자는 모두 LPGA 투어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이며 이 가운데 15명은 한국 선수들로 채워졌다.

올해 11차례나 승전보를 전한 '코리언 파워'지만 12번째 우승 소식을 전해오기에는 경쟁자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

박세리(29.CJ), 김미현(29.KTF), 박지은(27.나이키골프), 한희원(28.휠라코리아), 장정(26.기업은행) 등 간판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고 이미나(25.KTF), 김주미(22.하이트), 이지영(21.하이마트), 이선화(20.CJ), 임성아(22.농협한삼인), 김초롱(22) 등 신예들의 패기도 매섭지만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카리 웹(호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빅3'의 존재가 버겁다.

2001년과 200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박세리와 작년 챔피언 김초롱은 매그놀리아 그로브 코스에 자신감을 갖고 있고 한희원과 장정은 최근 상승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지난 달 29일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 내년 LPGA 투어 카드를 따내는 행운을 잡은 홍진주도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는다.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이 대회에서 출전했던 안시현(22)과 이지영이 이 대회에서 쌓은 경험을 발판 삼아 이듬해 LPGA 투어 루키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오초아, 웹, 소렌스탐이 벌이는 시즌 상금왕 경쟁도 볼거리이다.

◇유럽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11월9일∼12일)

지난 달 2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을 우승으로 장식한 뒤 장기 휴가에 들어갔던 타이거 우즈가 7주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 상하이 시샨 인터내셔널골프장(파72.7천165야드)에서 열리는 HSBC챔피언스는 유럽프로골프 투어 2007년 시즌 개막전이다.

유럽프로골프투어는 PGA 투어와 달리 전년도 연말 아시아에서 여는 대회를 개막전으로 삼는다.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지만 출전 선수 면면은 PGA 투어와 유럽투어, 아시아투어, 일본투어, 호주투어를 모두 합쳐놓은 듯 하다.

PGA 투어에서는 우즈 뿐 아니라 세계랭킹 2위와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한 짐 퓨릭(미국),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레티프 구센(남아공), 크리스 디마르코(미국), 신인 돌풍의 주역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등이 참가한다.

세계랭킹 28위인 '탱크' 최경주도 2년 연속 초청장을 받았다.

유럽투어 2006년 상금왕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유럽투어의 터줏대감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유럽의 신진 세력의 간판인 폴 케이시와 데이비드 하웰(이상 잉글랜드), '우즈 킬러' 토마스 비욘(덴마크) 등도 눈에 띈다.

아시아 투어를 겸한 한국오픈을 제패한 양용은(34.게이지디자인)과 매경오픈에서 우승했던 석종률(38.캘러웨이)도 출전한다.

대회의 초점은 장기 휴식을 마친 우즈가 작년 이 대회에서 하웰에게 내준 우승컵을 차지하느냐에 쏠려 있다.

올해 PGA 투어 8승과 유럽투어 1승 등 모두 9승을 거둔 우즈는 7월24일 브리티시오픈부터 6차례 스트로크플레이대회에서 한번도 우승컵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대회에서 하웰에게 3타차로 무릎을 꿇었던 우즈는 설욕과 함께 스트로크플레이대회 7연승에 도전한다.

우승을 다툴 유럽의 강호들이 라이더컵에서 우즈가 이끈 미국 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던 선수들이 주축이라는 점이 흥밋거리다.

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썩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에 그친 최경주는 "중국으로 날아가다 비행기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한국 산하에도 힘을 얻는다"면서 중국 원정에서 풍성한 수확을 장담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12위에 올랐던 최경주는 이번에는 적어도 10위 이내에는 들겠다는 소박한 목표지만 그 이상의 성적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