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메이저리그는 소중한 일이지만 요미우리에서 우승하고 나서 생각하고 싶다"

일본프로야구 `거인 군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4년 계약에 합의한 이승엽(30)은 5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거 꿈을 잠시 접고 장기 계약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승엽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 오테마치의 구단 사무실에서 기요타케 히데토시 구단 대표와 계약서에 사인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미우리에서 모두와 싸우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우승할 때까지는 다른 곳에 가지 않겠다"며 팀 우승을 미국 무대 진출의 전제 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앞서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잔류 요청을 받았을 때도 `요미우리는 잃어버린 내 이름을 되돌려줬다.

하라 감독은 나를 믿어줬다.

요미우리를 우승시키고 하라 감독을 헹가래치고 싶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는 이어 요미우리가 소속팀에서 10년 간 뛴 뒤 지난 2002년 시즌 후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3년 2천100만달러에 계약했던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 수준의 대우를 해준 것에 대해 "1년 밖에 안 뛰었는데 이런 좋은 대우를 받게 돼 기분 좋다"고 말했다.

마쓰이는 미국 진출 당시 연봉이 5억엔(40억원)이었기 때문에 이승엽의 내년 몸값은 5억∼6억엔(48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또 지난 달 13일 수술을 받았던 왼쪽 무릎 상태와 관련, "좋아지고 있다.

재검사에서 OK가 나오면 재활 훈련을 하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9일 개막하는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때 올 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와 일본 재팬시리즈 챔피언 니혼햄 파이터스와 경기의 TV 해설자로 깜짝 데뷔하는 이승엽은 오는 13일 병원의 최종 진단을 받고 빠르면 이달 중순 귀국해 재활 훈련을 시작한다.

이승엽은 올 시즌 막판 타이론 우즈(주니치)에게 추월당해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내줬지만 41개의 홈런 등 타율 0.323, 108타점, 101득점의 좋은 성적으로 요미우리 4번 타자 몫을 100% 수행했다.

지난 시즌 후 연봉 1억6천만엔, 계약금 5천만엔 등 총 2억1천만엔(17억원)에 1년 계약했던 이승엽은 `우승 후 다음 해 거취를 논의한다'는 단서를 달아 요미우리와 오는 2010년까지 4년 장기 계약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