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시죠?"

`효녀 골퍼' 김소희(24.빈폴골프)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리츠 솔모로오픈 첫날 선두에 올랐다.

김소희는 13일 경기 여주 솔모로골프장 퍼시몬, 체리코스(파71.6천95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프로 4년차 윤유미(24)를 1타차로 제쳤다.

2004년 6월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일궈내면서 당시 폐질환으로 투병중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지극한 효심이 알려져 훈훈한 화제를 모았던 김소희는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 7월에는 다시 한번 딸이 우승 재킷을 입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던 아버지가 끝내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아픔은 더욱 컸다.

김소희는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투병중에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기력이 다할 때까지 대회장을 쫓아다녔던 아버지를 위해 이를 악 물고 다시 샷을 가다듬은 결과 영전에 우승컵을 바칠 기회를 잡았다.

김소희는 "경기중 문득 갤러리를 쳐다보면 아버지가 서 있을 것만 같다"면서 "추석 때 절을 찾아 하늘나라에서 지켜봐 달라고 기도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린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은 코스의 특성상 핀에 최대한 가까이 붙이기 위해 아이언샷을 집중 연마했다고 덧붙였다.

시즌 3승과 KLPGA 최초 단일 시즌 상금액 3억원 돌파를 노리는 신지애(19.하이마트)는 1언더파 70타로 공동 3위에 올라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나머지 우승 후보들은 까다로운 코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언더파 대열에 끼지 못했다.

시즌 2승을 노리는 안선주(19.하이마트)는 이븐파로 공동 8위를 달렸고, 최나연(19.SK텔레콤)과 송보배(20.슈페리어)는 1오버파 72타로 공동 15위로 밀렸다.

미국프로골프(LPGA)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들은 더욱 심하게 무너졌다.

LPGA 통산 2승의 박희정(26.CJ)은 6오버파 77타의 성적을 적어냈고, LPGA 1승을 보유하고 있는 김주미(22.하이트)와 김주연(25.KTF)은 각각 4오버파 75타와 5오버파 76타를 쳐 40위권 밑으로 처졌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