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한 번째 남자프로골프무대 도전에 나선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또 한번 좌절할 위기에 몰렸다.

미셸 위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파밍턴의 네머콜린 우들랜드골프장(파72.7천51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84럼버클래식 1라운드에서 5오버파 77타를 쳐 공동125위로 처졌다.

목표로 내세웠던 컷 통과는 커녕 1주 전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오메가마스터스에서 당한 꼴찌의 수모를 피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 됐다.

출전 선수 137명 가운데 위성미보다 더 많은 타수를 친 선수는 8명.
더구나 위성미는 18홀 동안 단 1개의 버디도 잡아내지 못해 '남자대회 출전을 거듭할수록 실력이 나빠지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7천516야드에 이르는 긴 코스가 비에 젖어 비거리에서 PGA 프로 선수를 상대하기에 부담이 더해진 위성미는 예상대로 페어웨이에서 그린 공략에 애를 먹었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퍼팅도 발목을 잡았다.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274.5야드로 남자 선수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고 79%에 이르는 높은 페어웨이 안착률에도 그린까지 남은 거리가 만만치 않아 그린 적중률은 61%에 불과했다.

더구나 그린에서도 핀과 동떨어진 곳에서 퍼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 홀 당 퍼팅수가 2개를 넘어섰고 모두 34차례나 퍼터를 사용하는 등 타수를 줄일 여지가 없었다.

위성미가 3m 이내 버디 찬스를 만든 것은 단 3차례 뿐이었고 그나마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13, 14, 15번홀(이상 파4) 줄 보기로 초반부터 경기가 꼬였다.

어렵게 파행진을 거듭하던 위성미는 1번홀(파4) 보기와 9번홀(파4) 보기로 힘겨운 라운드를 마쳤다.

컷 기준 타수가 이븐파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셸 위는 2라운드에서 5타 이상을 줄여야 컷 통과를 바라볼 수 있어 사실상 11번째 남자대회 도전 역시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위성미는 "오늘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정말 잘 쳤는데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성미는 "잘한 퍼팅도 많았는데 하필이면 스파이크 자국을 지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해 '자신의 실력이 아닌 주변 여건을 책망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모처럼 PGA 투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최경주(36.나이키골프)도 첫날은 좋지 않았다.

버디는 1개에 그친 최경주는 보기 1개와 더블보기 1개를 곁들이며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84위에 머물렀다.

최경주도 샷의 정확도는 수준급이었으나 퍼팅 개수가 무려 35개로 치솟는 등 크고 굴곡이 많은 그린에서 고전했다.

니콜라스 톰슨(미국)이 8언더파 64타를 뿜어내 단독 선두를 달렸고 유력한 우승 후보 비제이 싱(피지)은 1언더파 71타로 썩 만족스럽지 못한 1라운드를 치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