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근 전격 은퇴를 선언한 자동차 경주 `F1(포뮬러원)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처럼 자신도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우즈는 영국 런던의 웬트워스골프장에서 14일부터 열리는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13일 AFP통신이 전했다.

슈마허가 존경하는 스포츠인이었다며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을 때 물러나는 것은 언젠가 자신도 하고 싶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우즈는 "(원조 테니스 황제였던) 피트 샘프라스가 그랬고, 미국 프로풋볼(NFL)의 존 엘웨이도 그랬다"면서 "현역 마지막으로, 그것도 메이저급 경기에서 우승하고 은퇴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몸이 말을 듣지 않고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면 계속할 이유가 없다"면서 "몸 상태를 언제까지 최상으로 유지할지 아무도 모른다.

운동선수는 의욕은 넘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날을 언젠가는 맞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남자프로테니스(ATP)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3연패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초청을 받아 결승전을 참관했던 우즈는 "경기 전후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며 골프와 테니스의 `황제'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 이유에 대해 우즈는 "종목은 비록 다르지만 페더러와 내가 가고 있는 길은 매우 유사하다"면서 "우린 친구로 오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대회 12승을 거둔 우즈는 잭 니클로스(미국)의 최다승(18승) 기록 경신을 향해 순항하고 있고, 페더러는 ATP 메이저 9승을 획득, 샘프라스의 최다승(14승) 기록 돌파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둘의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 증가 속도는 니클로스나 샘프라스보다 훨씬 빨라 기록 경신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각 종목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