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파상공세→최소 4골차 이상 대승'

지난 2일 이란과 홈 경기에서 막판 집중력 실종으로 패배 만큼 뼈아픈 무승부에 그친 베어벡호(號)가 흐트러진 집중력을 가다듬고 약체 대만을 상대로 기록적인 대승을 노린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3일부터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다시 담금질에 돌입했다.

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7 아시안컵축구 예선 B조 4차전 대만과 홈 경기까지 이틀이 남았다.

베어벡 감독은 이례적인 '15분 강화'로 선수들의 정신력을 질타했다.

개인 플레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안방에서 2연승을 거둔다면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쉽지 않은 국면으로 흘렀다.

현재 B조 판도는 한국이 2승1무(승점 7)로 여전히 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이란(1승2무.승점 5), 시리아(1승1무1패.승점 4)의 추격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만은 3전 전패다.

문제는 골득실이다.

한국은 득점 6, 실점 2로 +4이고 이란도 같은 득실로 +4다.

시리아도 득점 6, 실점 3으로 +3이다.

세 팀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 대만을 상대로 한 스코어만 놓고 보면 이란, 시리아가 4골차 승리를 거둔 반면 한국은 지난 달 16일 타이베이 원정에서 밋밋한 공격력으로 3-0 승리에 그쳤다.

따라서 이번 홈 경기에서 최소한 4골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둬야만 한다.

만에 하나 전체 골득실을 따질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6-7골차 대승을 거둬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아시안컵 예선 규정은 각 조 1, 2위 두 팀이 본선에 진출하도록 돼 있는데 승점이 같은 팀들이 나올 경우 해당 팀들 간의 골득실을 먼저 따지고 그 다음 조 전체 골득실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유럽처럼 원정 다득점 우선 규정은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이 이란 또는 시리아와 승점이 같은 2위가 됐을 경우에는 골득실도 같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는 분명히 대만전에서 올린 대량득점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란과 시리아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7일 오전 1시(한국시간) 4차전을 갖는다.

시리아가 이란에 지고 다음 달 11일 한국이 시리아를 홈에서 잡으면 본선행이 확정되지만 시리아가 이란을 눌러 조 판도를 혼전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종국(수원)은 "대만전에서는 무조건 대량득점에 성공해야 한다.

설사 대만의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전원 수비를 펼친다 하더라도 많은 골을 넣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일본인 이마이 도시아키 감독이 이끄는 대만은 홈에서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지만 이번 원정 경기에서는 참패를 우려해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호의 당면한 '화두'는 집중력이다.

특히 약한 상대를 안방에서 맞이할 때는 집중력이 더 저하되기 쉽다.

집중력이 살아나야만 파상 공세에서 골 결정력의 정밀도가 높아질 수 있다.

베어벡 감독은 대만전에서 이란전과 달리 선발 라인업에 다소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경기 출전에 지장은 없지만 입술 부위를 꿰매는 부상을 당한 상태인데다 이란전에 쓰지 않았던 이천수(울산), 정조국(서울), 김영철(성남) 등 국내파에게 기회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태극호는 오랜만에 수원벌에서 A매치를 치른다.

2002년 이후 수원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은 최상이었다.

2002년 5월 히딩크호는 1998년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를 맞아 비록 2-3으로 패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쳐 월드컵 4강 신화의 초석을 닦았고 코엘류호 시절인 2004년 2월에는 독일월드컵 2차 예선 첫 경기로 레바논을 불러들여 차두리, 조병국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