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타율 0.227, 2타점..홈런은 열흘째 침묵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지난 4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번째 슬럼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주 야쿠르트 스왈로스, 주니치 드래곤스와 홈 6연전에서 타율 0.227(22타수5안타)에 2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삼진은 6개를 당했고 홈런은 지난 10일 진구구장에서 벌어진 야쿠르트전에서 좌완 이시이 히로토시에게 시즌 36호째를 앗아낸 후 열흘째 침묵했다.

타석에서 하체가 무너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공을 몸쪽으로 바짝 붙여서 파워풀한 스윙을 보이던 이승엽은 최근 방망이와 하체가 따로 놀면서 범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떨어지는 포크볼에 몸이 팽이처럼 제자리에서 팽그르르 도는 가장 나쁠 때 모습을 노출했다.

일단 부진한 상황은 지난 4월과 비슷하다.

4월21일 한신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뒤 5월5일 13일만에 홈런포를 가동한 것도 이 때 일이다.

공교롭게도 미국프로야구 출신 좌완투수 이시이 가즈히사(야쿠르트)가 그 중심에 있는 것도 닮았다.

시즌 초반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던 이승엽은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이용하는 좌완 투수들의 볼배합에 막혀 4월 중순 극심한 타격 침체를 겪었다.

이승엽은 당시 요코하마의 '거인킬러' 도이 요시히로를 시작으로 요시미, 이시이 가즈히사, 이시카와, 한신의 이가와 게이, 에구사 히로타카 등 좌완투수들과 연달아 대적했다.

그러나 불배합이 능한 이시이를 상대하면서부터 페이스가 무너졌고 4월18일 야쿠르트전부터 26일 히로시마전까지 7경기에서 25타수 2안타에 그쳤고 삼진을 10개나 당했다.

당시 3경기 연속 삼진을 2차례나 나오기도 했다.

지난 10일 야쿠르트의 이시이 가즈히사는 요미우리전에서 7이닝 동안 7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승엽에게 안타도 맞고 희생플라이를 맞고 점수도 내줬지만 이시이는 이날까지 이승엽을 상대로 10타수 1안타로 꽁꽁 묶었다.

이시이는 이승엽을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에 비견할 만한 타자"라고 칭찬했지만 "볼배합과 컨트롤로 그를 묶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출한 바 있다.

좌우를 번갈아 가며 직구보다는 변화구 위주로 묶는 볼 패턴에 이승엽은 속수무책으로 물러나고 있는 상황. 19일과 20일 주니치전에서 노장 좌완 야마모토 마사와 사토 미쓰루에게 역시 노림수를 역으로 이용한 이들의 볼 배합에 이승엽은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승엽은 4월 부진 당시 우치다 준조 타격 코치의 조언에 따라 밀어치기로 슬럼프를 탈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시즌 초반이었고 지금은 일본의 최정상 타자로 우뚝 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홈런 욕심 보다는 가볍게 밀어친다는 자세로 임할 때 안타 행진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4번의 존재감을 보여달라'는 일본 언론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만큼 홈런보다는 적시타를 많이 터뜨리는 게 급선무다.

◇이승엽 주간 일정
▲22~24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22일 나가노 구장, 23~24일 요코하마 시민구장. 이상 오후 6시)
▲25~27일= 한신 타이거스(고시엔구장.이상 오후 6시)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