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커에 5타차 4위..한국선수 8명 '톱10' 입상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선 이미나(25.KTF)가 후반 부진으로 아쉽게 역전 우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 8명이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 '최강 군단'의 위력은 아낌없이 과시했다.

이미나는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런던헌트골프장(파72.6천61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N캐나다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쳐 4라운드 합계 7언더파 281타로 4위에 올랐다.

작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던 이미나는 2연패는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 2월 필즈오픈 우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둬 상승세로 돌아설 계기를 만들었다.

한때 선두 앤젤라 스탠퍼드(미국)에 2타차까지 따라 붙었던 이미나는 12번(파4), 13번홀(파3) 연속 보기에 이어 15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난생 첫 우승에 도전했던 이지영(21.하이마트)도 2타를 잃어버려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5위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신인 이지영은 올해 두 차례 공동 10위에 오른 뒤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LPGA 무대를 밟은 유선영(20)은 3언더파 69타를 때리는 선전을 펼쳐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6위를 차지했다.

16차례 대회에서 일곱 차례나 컷오프되면서 미국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유선영은 처음으로 '톱 10'에 들어 내년 시즌 투어 카드 확보에 푸른 신호등을 켰다.

2언더파 70타를 친 '맏언니' 정일미(34.기가골프)와 73타를 친 김영(26.신세계)은 합계 4언더파 282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정일미는 올해 들어 첫 '톱 10'이며 김영은 네 번째 '톱 10'이다.

이밖에 장정(26.기업은행), 박희정(25.CJ), 조령아(22) 등이 공동 10위(3언더파 285타)에 올라 한국 선수 8명이 10위 이내에 포진했다.

대회 내내 부진했던 박세리(29.CJ)도 4언더파 68타를 뿜어내 공동 20위(1언더파 287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우승컵은 보기없이 버디 7개로 65타를 몰아친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돌아갔다.

스탠퍼드에 8타나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커는 스탠퍼드가 15번홀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을 때 1타 뒤진 2위로 18홀을 끝냈지만 스탠퍼드가 17번홀(파3)과 18번홀(파4)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한 덕에 연장전을 준비하다 우승 소식을 전해들었다.

지난 5월 플랭클린 아메리칸 모기지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안은 커는 통산 8승째를 대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당초 이 대회를 불참하려다 친한 사이인 로리 케인(캐나다)의 권유로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한 커는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이라며 "나도 역전패를 많이 당해봐서 스탠퍼드의 기분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달렸던 스탠퍼드는 17번홀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공동 선두를 허용했고 18번홀에서는 3퍼트를 범해 허망하게 우승 기회를 날렸다.

스탠퍼드는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다.

특히 스탠퍼드는 지난 5월 프랭클린 아메리칸 모기지 챔피언십 때도 3라운드까지 선두를 내달리고 최종일 73타를 치는 부진 끝에 5타를 줄인 커에게 역전패를 당한 적이 있어 아픔이 더 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