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는 16일 대만과 2007 아시안컵 예선 원정경기를 치를 1기 베어벡호 명단 20명을 10일 발표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아드보카트호 멤버 15명이 포함돼 '그 얼굴이 그 얼굴'인 명단이지만 월드컵 본선과 달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등 유럽파가 빠져 '베스트 일레븐' 경쟁 구도에는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우선 베어벡 감독은 태극호의 전술 밑그림을 '4-3-3'으로 못박았다.

중앙수비수 2명과 좌.우 측면수비수(윙백) 2명, 정삼각형 또는 역삼각형 형태의 미드필더 3명, 그리고 좌.우 윙포워드와 중앙 스트라이커 등 공격진 3명을 의미한다.

엔트리 발표 때부터 포메이션을 못박은 것은 이례적이다.

베어벡 감독은 "친선경기가 아닌 아시안컵 예선이라 재능있는 어린 선수를 테스트하진 못하지만 약체 대만이 수비 위주로 나올 걸로 보여 공격적인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을 뽑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베어벡 감독은 전형적인 스리톱(3-top)으로 화력을 강화하고 미드필더진도 공격형을 두 명 내세우는 역삼각형 형태로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타깃맨' 역할을 할 중앙 스트라이커는 조재진(시미즈)의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월드컵 때처럼 조재진이 먼저 나서고 안정환이 조커로 대기하는 수순이다.

오른쪽 윙포워드에는 이천수(울산)가 자리를 '찜'했다.

이천수는 지난 9일 일본에서 끝난 A3 챔피언스컵에서 6골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왼쪽은 박주영(서울)이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K-리그 컵대회 득점왕 최성국(울산)이 호시탐탐 자리를 넘보고 있다.

미드필더진에 공격형을 두 명 내세운다면 김두현(성남), 백지훈(수원)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관우(수원)가 아쉽게 엔트리 선발에서 탈락하면서 남은 미드필더 5명 가운데 공격적인 성향은 둘이 가장 낫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김남일(수원)이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운다면 김남일-이을용(서울), 김남일-김정우(나고야), 이을용-김정우 등 다양한 조합을 떠올릴 수 있다.

측면 수비수로는 왼쪽에 장학영(성남), 오른쪽에 송종국(수원)이 배치될 전망이다.

베어벡호의 사실상 유일한 새 얼굴 오범석(포항)은 중앙수비수 요원으로 뽑았지만 측면도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라 장학영과 경합할 수 있다.

중앙수비수에는 월드컵 때처럼 김영철(성남), 김진규(이와타) 조합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