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신전에서 선제 2점 홈런과 끝내기 2점 홈런을 하며 너무도 극적으로 개인통산 400, 401호 홈런을 쏘아 올린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은 특별 인터뷰에서 400호 홈런을 "아들(은혁)에게 준다"며 감격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은혁이가 12일이면 첫 돌인데 400호 홈런이 좋은 선물이 되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던 이승엽은 1일 '아버지의 이름'으로 도쿄돔의 천장을 두 번이나 갈랐다.

일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회견장에 들어선 이승엽은 차분한 태도로 프로데뷔 후 11년 2개월 만에 달성한 400홈런의 의미를 되짚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일통산 400호 홈런을 달성한 소감은.

▲오랜만에 도쿄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분이 좋다.

특히 팀 승리에 직결될 수 있도록 끝내기 홈런을 쳐 더 기분이 좋다.

오늘 기분은 하여간 최고다.

--볼 카운트 2-3이었는데 어떤 준비를 했나.

▲직구와 변화구를 반반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다.

직구는 삼진을 당하더라도 변화구는 삼진 먹지 않겠다는 자세로 배팅 포인트를 약간 앞당겼고 다행히 이가와 게이의 공이 한 가운데로 몰리면서 홈런으로 연결됐다.

--400호 아치를 그렸을 때 기분은.
▲선제 홈런이었고 그동안 솔로 홈런이 많았는데 2점 아치를 쳐 좋았다(이승엽은 지난 6월16일 라쿠텐전 이후 9경기 연속 솔로포 행진을 벌여왔다)
--요미우리에서 대기록을 달성한 소감은.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올해 이적하게 됐고 4번 타자로 활약하며 400홈런을 쳐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특히 한신의 이가와를 상대로 연거푸 대포를 날려 더욱 그렇다.

--4번 타자로서 부담감은 없었나.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스포트라이트가 나에게만 집중돼 동료에게 미안했다.

--400호 홈런은 누구에게 바칠 것인가.

▲12일이 아들 은혁이 첫 돌인데 아들에게 주는 선물로 생각하겠다.

--응원해 준 국내 팬들에게 인사한다면.
▲한국 팬들은 내가 잘하면 박수를 쳐 주시고 못하면 야유도 퍼붓기도 했지만 언제나 든든하게 지원해 준 소중한 분들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고 지금처럼 더욱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

--399호를 때리고 나서 곧 400호 홈런이 나왔다.

아홉수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오늘 같은 경기보다 훨씬 빅게임을 많이 치렀기 때문에 그런 부담은 없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었고 가볍게 맞히려 노력했다.

--지바 롯데 시절과 현재를 비교한다면.
▲롯데에서는 처음에 강한 인상을 심지 못해 좌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키기 일쑤였다.

자신감을 상실했고 만회할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요미우리에서는 좌우투수에 상관없이 책임을 맡기게 배려를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특별히 400홈런에 대한 좋은 징조는 있었나.

▲전날 나고야에서 신칸센을 타고 이동하느라 어제 하루종일 잠만 잤다.

다행히 식구들이 '어디 나가자'며 보채지 않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게 오늘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 3개만 꼽는다면.
▲프로에서 첫 홈런과 세계 최연소 300호 홈런 그리고 오늘 400호 홈런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시리즈와 국제대회에서도 극적인 홈런을 때렸지만 공식 기록에서는 제외되기 때문에 앞의 3개를 꼽았다.

--30세 이전에 홈런을 돌파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오사다하루(王貞治),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과 비교될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

인생에 있어 그들을 목표로 삼고 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롯데 시절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나.

▲2년간 2군도 오르내리며 고생했다.

안 좋은 일도 있었고 힘든 시간이었으나 당시 경험이 오늘의 성공에 밑거름이 됐다.

(도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