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프랑스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과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34·인터밀란) 간 대결은 페널티킥으로 결판이 났다.

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독일월드컵 준결승 프랑스-포르투갈전에서 앙리가 전반 32분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지단은 '라이벌' 피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침착하게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과 비슷한 모습이다.

당시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90분 동안 혈투를 벌인 끝에 1-1로 비겼다.

연장전 종료 3분여를 남겨 놓고 윌토르의 크로스가 사비에르의 손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피구는 거칠게 항의하며 경기장을 빠져 나갔고 지단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프랑스를 유로 2000결승으로 이끌었다.

지단은 이날 4강전에서 포르투갈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가운데서도 효과적으로 공격을 지휘하며 '마에스트로'라는 명성을 재확인시켰다.

지단은 오는 10일 결승전을 끝으로 1994년 8월17일 체코전에서 데뷔한 뒤 12년간 이어온 '레 블뢰의 추억'을 마무리하게 된다.

반면 피구는 1990년대 포르투갈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골든 제너레이션'의 마지막 주자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동료였던 지네딘 지단과 맞대결에서 늘 강한 승부욕을 보여왔다.

역대 전적에서 프랑스에 5승1무15패(24득40실)의 절대적인 열세에다 최근 A매치에서 7경기 연속 패배를 당한 터라 조국 포르투갈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뛰었다.

이번 프랑스와의 4강전은 그에게 더 의미가 깊었다.

자신의 축구 인생을 통틀어 처음으로 나간 월드컵 4강전인 데다 동료이자 숙적인 지단과 맞대결해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특히 피구는 0-1로 지고 있던 후반 32분 천금 같은 동점골 기회를 잡는 듯 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끝까지 그에게 미소를 보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지단과 포옹을 하며 유니폼을 맞바꾼 피구의 얼굴에선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