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튀르크 전사' 이을용(31.트라브존스포르)의 향후 거취가 늦어도 7월 중순 결정될 전망이다.

이을용 에이전트사인 '오앤디'는 26일 "축구대표팀의 일정이 끝난 만큼 주말이나 다음 주 초부터 이을용의 이적문제에 대한 재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라브존스포르로부터 재계약 요청을 받고 있는 이을용은 터키 명문클럽 뿐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구단들과 협상을 해왔지만 독일월드컵 이후로 일정을 미뤄왔다.

월드컵 활약정도에 따라 이적조건을 결정하기 위했던 것이다.

이을용은 2006 독일월드컵축구 조별리그 토고와 1차전에 68분을 뛰었고 프랑스와 2차전에선 전반전만 소화했지만 스위스와 최종전에는 나서지 못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1골2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4강 기적'의 숨은 공신으로 인정받은 이을용으로선 아쉽기만 한 출전기록이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 시절에 외면을 받았던 이을용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태극호'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김남일(수원) 및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함께 '황금 미드필더조합'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신예' 이호(울산)에 주전자리를 내주면서 조별리그 3경기를 합쳐 풀타임 출전없이 112분만 소화했다.

반면 이호는 프랑스와 2차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뒤통수를 채여 교체된 것 빼고는 2경기에서 풀타임 출전했다.

이 때문에 월드컵 성적에 따라 이적협상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려던 오앤디측은 다소 실망한 분위기다.

오앤디는 "그동안 향후 거취를 빨리 결정하지 못했던 것은 월드컵 성적을 고려해 협상테이블에서 좋은 조건을 내걸기 위한 것"이라며 "월드컵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

최선을 다해 이적협상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앤디는 "이을용이 월드컵을 마치고 나서 많이 지쳐 있어 당분간 외부행사 없이 휴식에만 전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