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공격과 승리"

'아드보카트호의 심장'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몇 분 간 같은 말만 반복했다.

어떤 질문을 던지더라도 답은 한결같았다.

박지성은 23일(이하 한국시간) 2006 독일월드컵축구 G조 조별리그 마지막 스위스와 결전을 치러야 할 하노버 월드컵경기장(니더작센 슈타디온)에서 한 시간 가량 적응 훈련을 한 다음 경기장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으로 걸어나왔다.

곧바로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몸 상태는 어떤가', '내일 어떤 전략으로 스위스의 수비 벽을 뚫을 건가', '같은 시간에 열리는 프랑스-토고전 결과에 따라 비기고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질문은 달랐지만 박지성은 "계속 전면적인 공격을 가하고 오직 이기는 것밖에 길이 없다"고 답했다.

발목이 다소 좋지 않다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지적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는 없다. 내일 뛰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답했다.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다소 길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 외에는 모두 "모르겠다"와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답이었다.

'귀국은 언제쯤 할 것 같은가',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뭘 가장 해보고 싶은가' 등의 질문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 듯 했다.

박지성의 이런 반응은 고도의 집중력을 모으고 있는 결전 직전의 '마인드 컨트롤'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신경을 끄고 오로지 결전의 순간에만 모든 집중력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박지성은 스위스의 포백(4-back) 라인에서 오른쪽 윙백을 맡고 있는 필리프 데겐(23.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 다른 수비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한 외신 기자의 지적에 "그렇다면 그 쪽을 파고들면 많은 찬스가 생기겠군"이라며 짧게 답했다.

하지만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스위스와 결전에서 자신이 헤치고 나가야 할 공격의 돌파구를 그려놓고 있는 것 같았다.

(하노버=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