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키워드는 전방위 압박'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9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라이프치히 월드컵경기장(첸트랄 슈타디온)에서 독일월드컵 본선 G조 조별리그 2차전으로 프랑스와 운명을 건 일전을 벌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13일 토고전과 같은 '비공개 전략'으로 철저히 베스트 일레븐을 베일 속에 가려놓았다.

16일 레버쿠젠의 전용 훈련장인 '바이 아레나'에서 정상 컨디션 회복을 겸한 공개훈련을 마쳤지만 라이프치히로 떠나기 전 마지막 훈련은 '전면 비공개'로 결정했다.

토고전과 큰 틀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한 두 자리에서 결정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변화가 불가피한 이유는 프랑스가 토고의 전형적인 4-4-2 대형과는 다른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토고전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둔 용병술을 프랑스를 상대로는 어떻게 구사할 건가'라는 질문에 "상대 팀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적절한 변화를 줄 것"이라고 답했다.

프랑스가 티에리 앙리(아스날)를 원톱으로 쓰기 때문에 교과서적으로는 포백(4-back)이 유리하다.

중앙 수비수 두 명이 앙리를 묶는 대형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 프랑스의 좌.우 측면 공격수 플로랑 말루다(올랭피크 리요네)는 송종국(수원), 오른쪽 날개 프랑크 리베리(올랭피크 마르세유)는 이영표(토튼햄)가 막아야 한다.

'아트사커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의 마크맨은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울산) 또는 김남일(수원)의 몫이다.

최대 관건은 협력 수비와 한 박자 빠른 이중 압박이다.

개인기가 좋은 프랑스 선수들을 1대1로 100% 마크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중앙이 뚫릴 것 같으면 좌.우 측면에서 압박의 망을 좁히고 좌.우 뒷공간이 뚫리면 중앙에서 신속히 간격을 좁혀 공간을 내주지 말아야 한다.

프랑스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스위스와 1차전에서 부진했던 베테랑 실뱅 윌토르(올랭피크 리요네)를 벤치에 앉히고 '제2의 지단' 리베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는 대신 부상에서 회복한 말루다를 왼쪽에 출격시킬 것으로 보인다.

포백이 가동되면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략 지침대로 '파워 엔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복귀한다.

스리톱(3-top) 왼쪽에는 수비 가담 능력과 고공전에 강한 설기현(울버햄프턴)이 먼저 나오고 박주영(FC서울)이 교체 멤버로 대기할 전망이다.

중앙 원톱은 토고전에서 결승골을 뿜어낸 안정환(뒤스부르크)을 '비장의 카드'로 남겨둔 채 조재진(시미즈)을 먼저 내보내고 오른쪽에는 변함없이 이천수(울산)가 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리백(3-back)을 고수할 경우에는 좌.우 측면 미드필더 이영표와 송종국이 수세시 적극 수비에 가담해 순간적으로 5백(5-back)으로 바꿔 수비벽을 두텁게 쌓아야 한다.

변수는 토고전에 출전 정지 징계로 나오지 못한 김동진(FC서울)이다.

김동진은 중앙 수비수(왼쪽)로도 나올 수 있고 왼쪽 측면에도 배치할 수 있다.

극단적인 전략은 김동진을 왼쪽에 쓰고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중앙 수비수는 최고참 최진철(전북)이 중심을 잡았지만 토고전에서 타박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안정감있는 김영철(성남)을 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리백에서 박지성은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다.

원톱은 조재진이 서고 이을용과 이호 또는 이을용과 김남일이 2선에서 공.수 조율을 맡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포백을 먼저 내보낸 뒤 스리백으로 전환하거나 반대로 경기 도중 변형 포메이션을 쓰는 방안을 동시에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쾰른=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