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의 뛰어난 지략과 용병술이 빚어낸 한편의 역전 드라마였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 F조 조별리그 첫 경기 일본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후반 종료직전 3골을 터트리면서 기적적인 역전 승부를 이끌어 냈다.

이날 호주의 승리는 히딩크 감독의 뛰어난 지략과 용병술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호쾌한 볼거리였다.

히딩크 감독은 그동안 연습과정에서 철저하게 원톱 스트라이커를 내세워 미드필드 지역을 강화한 3-6-1 전술을 쓰면서 호주 축구를 조련시켰다.

이날 경기에 앞서 독일 신문들도 호주의 예상 포메이션을 원톱으로 그렸을 정도.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예상을 깨고 투톱을 앞세운 3-5-2 전술을 앞세워 지쿠 감독을 시작부터 당황케 했다.

히딩크 감독은 전반 26분 나카무라 나카무라 슌스케(셀틱)에게 애매한 골을 허용한 뒤 불같이 화를 내면서 어필을 했고, 이를 지켜본 선수들이 더욱 기운을 낼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했다.

히딩크 감독이 용병술이 빛을 발한 것은 후반 8분부터. 이날 동점골과 역전골의 주인공 팀 케이힐(에버튼)을 후반 8분 교체투입한 히딩크 감독은 후반16분 수비수 크레이그 무어(뉴캐슬)을 빼고 스트라이커 조슈아 케네디(드레스덴)을 투입했다.

후반 30분에는 쐐기골의 주인공인 공격수 존 알로이지(알라베스)와 미드필더 루크 윌크셔(브리스톨시티)를 넣었다.

결과적으로 후반에 수비 요원들을 대신해 교체투입된 2명의 공격수가 3골을 몰아치는 '8분간의 기적'을 연출해낸 것.
더구나 이 장면은 어딘선가 본 듯하기만 하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을 맞아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8분 수비수 김태영을 빼고 공격수 황선홍을 투입한 뒤 후반 38분까지 잇따라 이천수와 차두리를 투입하면서 총공격에 나섰다.

마침내 경기 종료 직전 설기현의 동점골과 연장전에서 터진 안정환의 헤딩 골든골로 8강 진출의 기적을 쌓아올렸다.

위기의 순간을 기회로 삼으려는 히딩크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과 지략이 돋보이는 한판 승부였다.

더불어 마지막 8분에 3회 연속 터져나온 히딩크 감독의 짜릿한 어퍼컷 세리모니 역시 한국 축구팬들에게 짜릿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카이저슬라우테른=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