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2006독일월드컵 본선 16강의 첫 관문인 토고를 상대로 13일(이하 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격돌한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베이스캠프였던 쾰른을 떠나 12일 프랑크푸르트에 입성할 예정이며 `필승 상대'인 토고전을 앞두고 갈고 닦았던 기량을 모두쏟아 붓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상대팀 토고는 출전 수당 문제로 오토 피스터 감독이 사퇴하는 등 `적중분열'을 보이고 있지만 태극전사들은 "토고의 이같은 문제가 팀을 더 강하게 결집시킬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같은 날 겔젠키르헨에서는 E조의 미국과 체코, 하노버에서는 이탈리아와 가나가 각각 첫 경기를 시작한다.

◇G조 한국-토고(오후 10시.프랑크푸르트)

프랑스, 스위스가 버티고 있는 G조에서 토고는 한국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본선을 앞둔 평가전에서 한국은 노르웨이와 0-0, 가나에 1-3으로 패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 줬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다시 노출되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토고전을 앞두고 3백과 4백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는 듯 하다.

아드보카트가 전술의 핵인 박지성을 어떤 카드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포메이션의 변화가 예상된다.

반면 토고는 피스터 감독이 물러났지만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코조비 마웨나 감독대행이 "피스터 감독의 전술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라고 공언한 만큼 전술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데바요르와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쿠바자를 투톱을 앞세우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 셰리프 투레 마망과 토마스 도세비를 출전시킨 뒤 중앙 미드필더에 알렉시스 로마오와 쿠아미 아그보를 포진한다.

포백 수비 라인에는 뤼도비크 아세모아사, 다르 니봄베, 장폴 아발로, 마사메소 창가이가 나올 전망이다.

◇E조 미국-체코(오전 1시.겔젠키르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체코는 1934년 이탈리아 대회와 62년 칠레 대회 때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부터 월드컵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전력이 급상승했고 특히 파벨 네드베트와 토마시 로시츠키, 토마시 갈라섹이 버티는 미드필더진이 막강하다.

밀란 바로시와 얀 콜레르 등 공격진도 위협적이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현재 FIFA 랭킹 5위에 올라 있는 강팀이다.

FIFA 랭킹이 팀 전력과 딱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미국은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 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더구나 최근 월드컵 성적은 체코보다 낫다.

이번까지 5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섰고 한.일 월드컵 때는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해 16강에 진출하더니 멕시코를 꺾고 8강까지 올랐다.

공교롭게도 1990년 대회 때 미국은 체코에 1-5로 대패한 아픈 기억이 있어 이번대회에서 설욕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조 이탈리아-가나(오전 4시.하노버)

4번째 우승컵을 노리는 이탈리아의 첫 상대는 본선 무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아프리카의 '검은 별' 가나.

강력한 수비에다 47년 만에 세리에A 한 시즌 30골 고지를 밟은 늦깎이 골잡이 루카 토니, 알베르트 질라르디노로 대표되는 공격진용만 보더라도 실력에서는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빗장 수비의 핵 잔루카 참브로타와 미드필더 젠나로 가투소가 각각 장딴지 부상으로 첫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공격수 프란체스코 토티도 발목이 좋지 않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반대로 가나는 본선 진출 32개국 가운데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젊은팀 답게 지금까지 부상 이탈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평가전에서 고무공 같은 탄력을 과시하며 자메이카와 한국을 각각 4-1, 3-1로 완파하는 상승세를 타고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