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토고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결전이 코앞에 닥쳤지만 여유있는 모습이다.

태극전사들의 체력 테스트 결과를 받아들고는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베스트 11 퍼즐 맞추기'는 아직까지도 진행형인 듯 하다.

물론 머릿속에 이미 해답을 찾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훈련에서 단 한 번도 11대11 연습경기를 소화한 적이 없어 실제 어떤 조합이 그라운드에 출격할지 점치긴 쉽지 않다.

베스트 일레븐이 'D-데이'를 앞두고도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는 것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난 4일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이 끝난 뒤부터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고 있는 '예리함'과도 관련돼 있다.

예리함을 '화두'로 내건 이후에는 미니게임이 온통 4대4, 5대5, 6대6 등 조각난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형식으로만 진행돼 결국 그 퍼즐 조각을 다 맞춰봐야만 선발 라인업을 가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호는 독일에 넘어온 뒤로는 11대 11 경기를 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한 게 지난 3일 가나전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진행한 훈련이었다.

당시 주전 조에는 왼쪽 윙포워드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투입됐다.

그렇다면 이는 진짜 베스트 라인업으로 보기 힘들다.

박지성의 부상 상태를 감안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가나전을 앞두고 "가나전에 나갈 라인업 중 대다수가 토고전에 출격할 것이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따라서 가나전의 전형을 '얼개'로 놓고 볼 때 몇 가지 전략적인 카드를 상정해볼 순 있다.

◇스리백(3-back) '깜짝 카드' 가능성

아드보카트 감독이 스리백을 쓸 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 건 독일 입성 이틀째 훈련에서 포백(4-back) 라인의 왼쪽 사이드백 요원 이영표(토튼햄)를 미드필더들과 섞어 4대4 미니게임을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영표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올라온다면 정답은 스리백이 된다.

그럴 경우 오른쪽은 송종국(수원)이 맡고 중앙에는 삼각형 형태가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과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 늘어선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난해 10∼11월 부임 초기 실험했던 전형이다.

이란,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상대로 스리백을 썼는데 결과는 2승1무로 좋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고민이 자리잡을만도 하다.

아드보카트호는 지난 1월21일 그리스전에서 처음 포백을 쓴 이후 13경기 연속으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러다 가장 중요한 일전인 토고전에서 갑자기 스리백으로 전환한다면 일대 모험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는 3-4-3과 4-3-3 포메이션을 둘 다 사용할 수 있는 팀"이라며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스리백의 가능성이 부각되는 또 다른 이유는 토고가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날)와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쿠바자(갱강)를 투톱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정보 분석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아드보카트호는 지난 2일 노르웨이전에서 상대가 체격좋은 투톱 공격수를 내세우자 후반 중반 이후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해 비교적 안정감을 찾았던 경험이 있다.

◇정환 vs 재진 원톱 낙점도 '안갯속'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동국(포항)의 부상 이후 안정환(뒤스부르크)을 줄기차게 선발 원톱으로 내세웠다.

지난 달 23일 세네갈전부터 안정환은 네 경기 연속 선발로 나왔다.

문제는 네 차례 평가전에서 안정환의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는 점이다.

안정환은 지난 해 11월 스웨덴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이후 아드보카트호에서 무득점이다.

해외파라 지난 1-2월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걸 감안하더라도 안정환의 골 가뭄이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는 답답할만 하다.

떠오르는 대안은 조재진(시미즈)이다.

조재진은 185㎝ 장신으로 안정환(177㎝)보다 신장 면에서 유리하다.

토고의 중앙 수비수 다르 니봄베(RAEC 몽스)가 190㎝ 장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제공권 카드로는 조재진이 유력하다.

하지만 토고전이 월드컵 본선이고 그것도 첫 경기란 점을 고려할 때 먼저 안정환을 쓰고 '조커 카드'로 조재진을 대기하도록 하는 그동안의 선택을 고수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안정환의 경험이냐, 조재진의 고공 플레이냐를 놓고 낙점은 마지막 순간에 내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좌(左) 주영, 우(右) 천수 궁합

가나전에서는 스리톱(3-top) 왼쪽에 박주영(FC서울), 오른쪽에 이천수(울산)가 나섰다.

이 조합은 사실 이동국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을 때 애용되던 카드다.

박주영-이동국-이천수가 나섰을 때 아드보카트호의 공격력은 화력과 활력에서 비교적 합격점을 받았었다.

'좌 주영, 우 천수'가 선발로 나선 평가전은 그동안 네 차례였다.

그 가운데 세 번은 이동국이 중앙에 있었다.

가나전에서 박주영과 이천수의 측면 공세는 그다지 빛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스리톱이 고립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다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설기현(울버햄프턴)이 변수이기도 하다.

베스트 일레븐의 시험대는 앞으로 남은 단 세 차례 훈련 뿐이다.

(쾰른=연합뉴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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