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6)이 K-1의 최강자 세미 쉴트(네덜란드)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최홍만은 3일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슈퍼파이트에서 한층 세련된 복싱 기술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지난해 K-1 챔피언 세미 쉴트에게 2-1 판정승을 거뒀다.

특히 쉴트는 키 212cm에 몸무게 130kg의 거구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상단차기(하이킥)와 펀치를 구사하는 현재 세계 최강의 입식 격투기 선수여서 최홍만의 승리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로써 최홍만은 지난해 3월 K-1에 데뷔한 이후 통산 8승(3KO)1패를 기록하게 됐다.

최홍만은 지난 4월 더 프레데터(미국)와 대결 때보다 더욱 세련된 복싱 기술을 선보이며 2005년 K-1 챔피언의 정확한 발차기와 노련미를 극복해 나갔다.

쉴트는 예상대로 자신의 주특기인 상단차기(하이킥)와 하단차기(로킥)로 최홍만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최홍만은 이에 1회부터 상대를 끌어앉고 킥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거리를 좁히며 펀치를 날렸다.

2회 중반 좌우 연타로 쉴트를 코너까지 몰아붙이며 대등하게 경기를 펼친 최홍만은 종료 직전 왼손 스트레이트를 안면에 적중시키자 쉴트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홍만은 3회에서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하며 날아서 무릎차기(플라잉 니킥)까지 선보이는 여유를 보이며 승리를 거뒀다.

경기 직후 최홍만은 "너무 힘들다.

경기를 어떻게 이겼는지 모르겠다.

긴장도 됐지만 이렇게 응원을 해 준 분들께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부산에서 온 동아대 여러분들에게 고맙다.

앞으로 독일월드컵에서도 한국 많이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8강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의 김민수가 1,2차전에서 씨름 출신의 김경석과 무라드 보우지디(네덜란드)를 모두 3-0 판정승으로 꺾고 결승까지 올랐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민수는 후지모토 유스케(일본)와 결승에서 경기 초반 연타를 날리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2회초 강력한 하단차기에 이은 좌우 스트레이트를 안면에 연속으로 허용하며 KO패 당했다.

후지모토는 이번 토너먼트 대회 우승으로 오는 9월3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K-1월드그랑프리 개막전' 출전권을 따냈다.

한편 '제2의 최홍만'을 꿈꾸며 종합격투기 무대에 나선 민속씨름 선수들의 K-1 돌풍은 더 이상 없었다.

신창건설 씨름단 소속이었던 김동욱과 김경석은 이날 데뷔전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후지모토와 김민수에게 심판 전원일치로 판정패했다.

하지만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박용수는 오프닝 매치에서 화려한 발차기 기술을 선보이며 리키죠(일본)를 1회 KO승으로 물리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또 국내 입식타격의 간판 스타인 이면주는 리카이(중국)를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인 끝에 2회 KO승을 거뒀다.

이밖에 슈퍼파이트로 열린 경기에서 K-1 강호 피터 아츠(네덜란드)는 2회 강력한 펀치와 하이킥을 잇따라 퍼부으며 호리 히라쿠(일본)를 상대로 2회 KO 승리했고 레이 세포도 1회 루슬란 카라에프를 KO로 캔버스에 눕혔다.

◇ K-1 월드GP 서울대회 오프닝 및 리저브 매치
박용수(KO승)-리키죠(패)
이면주(KO승)-리카이(패)

◇ K-1 월드GP 서울대회 토너먼트 8강
후지모토 유스케(판정승)-김동욱(패)
나카사코 츠요시(판정승)-카오클라이 카엔노르싱(패)
무라드 보우지디(판정승)-메하디 미르다브디(패)
김민수(판정승)-김경석(패)

◇ 토너먼트 준결승
후지모토 유스케(판정승)-나카사코 츠요시(패)
김민수(판정승)-무라드 보우지디(패)

◇ 토너먼트 결승
후지모토 유스케(KO승)-김민수(패)

◇ 슈퍼파이트
피터 아츠(KO승)-호리 히라쿠(패)
레이 세포(KO승)-루슬란 카라에프(패)
최홍만(판정승)-세미 쉴트(패)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