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최근 호쾌한 장타력을 뽐내며 올 시즌 40홈런 달성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이승엽은 30일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 경기에서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시즌 13호를 기록, 센트럴리그 홈런 더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가 3개 많은 16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그렉 라로카와 애덤 릭스(이상 야쿠르트)가 똑같이 13개의 홈런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승엽은 올 시즌 49경기 만에 13개의 타구를 펜스 밖으로 넘겨 전체 146경기를 마치면 산술적으로 39개의 홈런을 기록할 전망이다.

`5월의 사나이'답게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이달에만 8개의 아치를 그려 롯데 마린스 소속이던 지난 해 기록했던 일본 진출 후 월간 최다홈런 타이를 이뤘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40개의 홈런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승엽 시즌 성적은 13홈런과 타율 0.289(187타수 54안타) 34타점 37득점.
팀이 5연패에 빠져 리그 3위까지 밀리면서 홈런을 때리고도 빛을 내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지난 26일 친정팀 롯데전부터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여 타격감도 나쁘지 않다.

이승엽이 붙박이 선발이 보장되지 않았던 지난 해에도 30개의 홈런을 때렸던 걸 감안하면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으로부터 변함없는 4번 타자로 신뢰를 받고 있는 올 해는 여건이 더욱 좋다.

문제는 홈런 못지 않게 늘어나는 삼진 수와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이승엽은 전날 니혼햄전에서 9회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치기 전까지 선발 다르빗슈로부터 세 타석 연속 삼진을 당해 시즌 53개의 삼진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모 아니면 도' 식의 타격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이승엽의 홈런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는 상대 투수들이 집중 분석으로 약점을 파고 들거나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은 홈런 행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타순 앞 뒤에 포진한 3번 니오카 도모히로와 5번 고쿠보 히로키의 타격 부진도 이승엽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승엽 인터리그 경기를 중계하는 SBS 스포츠의 백인천 해설위원은 "삼진과 홈런은 백지 한 장 차이다.

타격감이 좋기 때문에 삼진이 많다고 걱정할 건 없다.

다만 팀이 연패에 빠져 있고 홈런을 치고도 지는 게 반복돼 이승엽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인터리그의 장거리 이동에 따른 체력 저하를 잘 극복한다면 이승엽이 올 시즌 42개에서 43개의 홈런을 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