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조심하라'

독일월드컵축구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드보카트호의 본선 G조 상대국에는 특별히 경계해야 할 간판 골잡이들이 버티고 있다.

맞붙는 순서대로 토고 에마뉘엘 아데바요르(22),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28.이상 아스날), 스위스의 알렉산드르 프라이(26.스타드 렌)가 그들이다.

◇ 토고의 축구 영웅 아데바요르

아데바요르는 190㎝의 큰 키에도 발 재간이 빼어나고 스피드와 골 결정력 및 위치 선정 능력도 좋아 견제하기 쉽지 않은 위협적인 존재다.

이번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 12경기(1차 예선 포함)에서 팀이 성공시킨 22골 가운데 절반인 11골을 혼자 쓸어 담으며 토고를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올려놔 일약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2001년 프랑스 프로축구 FC메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002-2003 시즌엔 2부리그 34경기에서 13골을 몰아넣어 득점랭킹 2위에 오르며 팀을 1부에 올려놓은 뒤 AS모나코로 이적, 2003-2004 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17골을 기록했다.

올 초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스티븐 케시 전 감독과 불화설이 터지고 소속팀 AS모나코에서 퇴출설이 나오는 등 곤욕을 치렀지만 잉글랜드 아스날로 다시 이적, 1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스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끝난 뒤에야 대표팀의 독일 남부 소도시 방겐 베이스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

특히 2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독일 현지 클럽팀과 평가전에서 압델 카데르 쿠바자(갱강)와 호흡을 맞춰 경기 내내 빠른 몸놀림과 재치있는 볼 재간을 선보였으며 후반에는 헤딩골을 성공, 팀의 2-0 승리를 이끌어 녹슬지 않은 득점포를 과시했다.

◇ 프리미어리그 최고 공격수 앙리

소속팀 아스날에서 `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는 앙리는 단점을 찾기 힘든 세계 정상의 공격수다.

육상 400m허들 선수 출신인 앙리는 이번 시즌 16세 때 AS모나코에 입단했고 1994년 8월 1군에 합류했다.

1998년 자국 월드컵 조별예선에선 팀내 최다인 3골을 터트리며 스타덤에 올랐지만 대회 직후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에는 부진했다.

하지만 1999년 아스날로 둥지를 옮긴 뒤 윙에서 중앙 공격수로 보직을 바꿔 화려한 득점력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올 시즌에는 27골을 몰아 넣어 3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등극했다.

최대 장점은 육상 선수 출신답게 스피드가 좋은 데다 슈팅에서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시스트나 프리킥, 페널티킥도 수준급이며 포지션을 특별히 가리지 않아 다양한 전술을 모두 소화해낸다.

반면 키 188㎝의 장신인데도 헤딩을 잘 못한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고 대표팀 플레이메이커인 `중원 사령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과 역할이 중첩돼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 거친 성격의 소유자 프라이

스위스 대표팀 중 경계대상 1호로 꼽히는 프라이는 엄청난 골 폭발력과 거칠고 지저분한 경기 매너로 유명하다.

독일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10경기에서 팀내 최다인 7골을 폭발시킨 것을 비롯, A매치 42경기에서 23골을 집어넣어 스위스의 주 득점원이다.

반면 2004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 잉글랜드전에서는 상대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에게 심판 몰래 침을 뱉었다가 이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찍히는 바람에 15일 출전 정지를 받기도 했다.

스위스의 FC루체른과 세르베테 제네바를 거쳐 2003년 프랑스 프로축구 스타드 렌으로 옮긴 프라이는 2003-2004 시즌 28경기에서 20골을 터트려 득점 2위에 올랐고 다음 시즌에는 36경기에 출전해 다시 20골을 기록해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 2월 서혜부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가 최근 복귀, 실전 감각을 바로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였으나 28일 오전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오버헤드킥 등 화려한 슈팅을 시도하며 부활을 알렸다.

프라이는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골을 비교적 쉽게 터트리지만 스피드와 체력이 다소 떨어지고 신장(179㎝)도 그다지 크지 않아 한국 수비진이 오히려 쉽게 마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