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폴란드,잉글랜드-스웨덴,아르헨티나-네덜란드,이탈리아-체코,스페인-우크라이나.'

6월10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개최국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독일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에선 총 64경기가 치러진다.

조별리그 48경기,16강 이후 토너먼트가 16경기다.

그 중에서 최고의 '빅 카드'로 꼽힐 만한 다섯 경기를 전망해 본다.


[ 독일 VS 폴란드 : 15일 오전 4시 도르트문트 ]

●A조에서는 독일이 16강에 오르고 폴란드와 에콰도르가 조 2위를 다툴 것으로 점쳐진다.

독일은 폴란드를 넘어야만 조 1위 자리를 다질 수 있다.

독일과 폴란드의 일전은 유럽판 한·일전으로 불린다.

이웃 나라인 양국은 역사적으로 2차 대전에서 비롯된 '구원'(舊怨)이 있다.

월드컵에서도 인연이 있다.

1974년 처음 월드컵을 개최한 옛 서독은 폴란드를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 대결인 1996년 친선경기는 독일의 2-0 승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독일이 19위로 폴란드(28위)에 앞서고 객관적인 전력도 한 수 위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폴란드도 유럽 예선에서 같은 조의 잉글랜드를 끝까지 괴롭혔던 팀이다.


[ 잉글랜드 VS 스웨덴 : 21일 오전 4시 쾰른 ]

●두 팀의 대결은 잉글랜드의 '바이킹 징크스'로 축약된다.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월드컵을 포함해 10차례 A매치에서 스웨덴을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스웨덴이 38년간 역대전적에서 4승6무로 앞선 것.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같은 조에 속했던 두 팀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양팀 대결은 스웨덴의 압도적인 우위였지만 모두 한 골 차 승부였다.

이번에는 바이킹 징크스가 깨지느냐가 독일월드컵 중반부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스웨덴 출신의 스벤 고란 에릭손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다시 조국과 맞붙어야하는 기구한 운명을 떠안게 됐다.

1990년 청소년대표팀부터 줄곧 각급 대표팀 코치와 감독을 맡아온 라르스 라거벡 스웨덴 감독은 1994년 미국월드컵 4강 신화의 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 : 22일 오전 4시 프랑크푸르트 ]

●전문가들은 8개조 가운데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한데 묶인 C조를 '죽음의 조'로 꼽는다.

당연히 죽음의 조에서 빅 매치가 나오게 마련이고 그 중에서도 최고의 카드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의 격돌이다.

FIFA 랭킹은 네덜란드(3위)가 아르헨티나(8위)보다 높다.

역대 전적에서도 네덜란드가 3승1무1패로 앞서 있다.

양팀은 월드컵 본선에서 세 번이나 만났다.

1974년 서독월드컵 때는 네덜란드가 4-0으로 대승을 거둔 적도 있다.

하지만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결승에서는 마리오 켐페스의 두 골로 아르헨티나가 연장 승부 끝에 네덜란드를 3-1로 꺾고 첫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8강에서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가 2-1로 아르헨티나를 꺾고 4강에 올랐다.

두 팀은 가공할 화력을 자랑한다.

특히 양팀의 '신성' 라이번 바벨(네덜란드)과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베테랑 골잡이 루드 반 니스텔루이(네덜란드)와 에르난 크레스포(아르헨티나)의 대결이 볼 만하다.


[ 이탈리아 VS 체코 : 22일 오후 11시 함부르크 ]

●이탈리아와 체코의 대결은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이 될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6대 우승 후보 중 한 팀이다.

알레산드로 네스타(AC밀란)가 이끄는 '카테나치오'(빗장수비)는 강력한 위용을 자랑한다.

노장 필리포 인자기(AC밀란)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47년 만에 30골 고지를 밟아 득점왕에 오른 루카 토니(피오렌티나)까지 득점원도 쟁쟁하다.

그러나 체코는 최근 이탈리아에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96년 유럽선수권부터 세 차례 대결에서 2승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 스페인 VS 우크라이나 : 14일 오후 10시 라이프치히 ]

●'무적 함대' 스페인과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하는 우크라이나는 객관적으로는 비교하기 힘든 상대다.

스페인이 FIFA 랭킹 5위,우크라이나가 41위로 무려 36계단이나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 경기가 빅 매치에 꼽히는 건 우크라이나산 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AC밀란) 때문이다.

셰브첸코는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올림피크 리옹전에서 골을 뽑아 유럽클럽대항전 개인 통산 52호골로 스페인의 라울(레알 마드리드·51골)이 갖고 있던 기록을 깼다.

12번째 본선 무대를 밟는 강팀 스페인은 1950년 4강이 유일하게 내세울 만한 성적일 정도로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에서 헤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