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한희원(28.휠라코리아)이 29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닝클래식에서 올 시즌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우승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낸 뒤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주 연속 준우승에 머물며 다른 선수들의 우승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한희원은 우승에 대한 갈증을 푼 뒤 남편 손혁씨에게 제일 먼저 전화를 했다며 부부간의 금실을 자랑하기도 했다.

다음은 LPGA 공식 인터뷰와 소속사와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너무 기쁘다.

지난 2개 대회 준우승에 그쳐서 우승에 목말라 있었다.

8번과 18번홀에서 날린 볼이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는 행운도 따랐다.

--우승은 언제부터 예감했는가.

▲마지막 4라운드 전반홀 이후 선두와 4타차로 뒤졌을 때는 솔직히 큰 기대를 안하고 있었고 이미나가 17번홀에서 또 한타를 줄였을 때 우승까지는 만만치 않겠구나 했었다.

하지만 17번홀에서 버디를 잡는 순간 오늘 잘 하면 우승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한국선수와 연장전을 했는데.


▲한국 선수이건 외국선수이건 큰 부담이나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상대 선수를 염두에 두고 경기를 하기 보다는 내 스스로 경기에만 집중하는 습성을 갖게 됐다.

물론 이미나와는 평소 연습도 같이 했고 후배로서 친분도 있어 한결 여유롭게 경기를 마친 것 같기는 하다.

--우승 직후 가장 생각난 사람을 순서대로 나열한다면.

▲오빠(남편 손혁)가 제일 먼저 생각났고(웃음), 그리고 아빠,엄마, 다음으로 회사(휠라코리아)분들이 차례로 떠올랐다.

순서대로 통화했다.

--지난 주 대회까지 심한 일교차, 변덕스러운 날씨로 고생했는데.


▲추위에는 약하고 더위에는 강한 편인데 여기 날씨가 너무 좋아서 경기하기에 최적이었다.

--만년 준우승자라는 꼬리표를 뗐다.

▲올해 할 것은 다한 것 같다.

톱10도 이 정도면 많이 했고 2등도 많이 했다.

우승도 했으니 이제 올 시즌에 해야 할 것은 다 한 것 같다.

--최근 상승세가 무서운데 이 추세라면 2주뒤 LPGA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도 가능할 것 같은데.


▲그렇긴 한데 일단은 앞서서 생각하고 싶진 않다.

지금 우승한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연장전에서 2승3패로 전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에 연장전에 돌입하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사실 연장 첫홀에서 두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을 때 `또 시작됐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벙커샷을 하기 직전에 `신이 있다면 도와달라'고 생각하면서 쳤다.

(웃음). 연장전에 돌입하기 전에는 어쨌거나 파만 하자고 생각했다.

오늘 8번, 18번홀의 핀이 어렵게 꽂혀 있었기 때문에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았다.

요즘 들어 퍼터 감각이 좋아서 일단 그린에만 올리면 자신은 있었다.

--어제 코치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했는데 무슨 내용이었나

▲슬라이스 퍼팅 라인에서 어드레스 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TV중계을 보았는데 훅라인의 퍼팅은 문제가 없는데 슬라이스 라인에서의 퍼팅 때 볼을 너무 왼발쪽에 둔다는 것이었다.

이전부터 지적을 받았던 것이었지만 잊고 있었는데 오늘 라운드에서 신경을 써서 어드레스했다.

17번, 18번홀에서 효과를 보았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