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28.휠라코리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낀 세대'에 해당한다.

'1세대' 박세리(29.CJ)와 김미현(29.KTF)에 이어 LPGA 투어에서 한국인으로 세번째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한희원의 투어생활은 이들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한때 박세리, 김미현과 함께 '트로이카'체제를 구축하나 했던 그는 1년 뒤 투어에 합류한 후배 박지은(27.나이키골프)에게 밀렸다.

통산 승수에서도 박세리(22승), 김미현, 박지은(이상 6승)에 뒤졌고 다소곳한 성격 탓에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팬들의 인기를 모으는데도 이들에 미치지 못했다.

더구나 장정(26.기업은행)을 비롯한 후배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한희원은 한국 낭자군의 간판 선수에 오를 기회가 사라지는 듯 했다.

박세리와 박지은의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장정은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꿰찼고 올해 들어 김주미(22.하이트맥주), 이미나(25.KTF) 등 후배들이 잇따라 승전고를 울릴 때 한희원은 준우승 두 차례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꾸준함'의 대명사인 한희원의 기복없는 기량은 코닝클래식에서 시즌 첫 우승을 이끌어냈고 뚜렷한 에이스가 없었던 한국 선수그룹의 선두 주자로 등장했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18만달러를 받은 한희원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카리 웹(호주)에 이어 상금랭킹 3위(70만4천208달러)로 올라섰다.

명실상부한 한국 낭자군의 '원톱'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한희원의 강점은 데뷔 이후 뚜렷한 기복이 없다는 사실이다.

조건부 출전권자라는 핸디캡을 안고도 데뷔 첫해 상금랭킹 14위에 올랐던 한희원은 이후 3년 동안 한번도 상금 1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또 2년차인 2003년부터 해마다 꼬박꼬박 우승을 챙기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올해 들어서도 한희원은 필즈오픈에서 마지막날 76타를 치는 부진 끝에 공동55위로 밀렸을 뿐 30위 밖으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플로리다스내추럴채리티챔피언십 공동5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이번 우승까지 5개 대회에서 모두 5위 이내에 입상,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의 샷 감각을 과시했다.

또 한희원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승부 근성에서도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신인이던 2002년 '우승보다 어렵다'는 월요예선을 7차례나 통과하는 근성을 보였지만 연장전 3패가 말해주듯 카리스마와 폭발력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받았던 한희원은 코닝클래식에서 4라운드에서 17,18번홀 연속 버디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 4차례 연장을 승리로 장식하는 강인함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한희원에게 남은 과제는 박세리, 박지은이 거머쥤었고 장정, 김주연(25.KTF) 등 후배들도 품어봤던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하는 일.

한국 선수들 가운데 유일한 현역 기혼자인 한희원이 남은 세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메이저퀸'이라는 영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