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리그를 소화하느라 떨어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파워를 재충전하라'

독일 월드컵축구 본선을 향해 가슴 벅찬 항해를 시작하기 위해 닻을 올린 아드보카트호가 훈련 개시 이틀째인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체력훈련을 병행하면서 순발력과 패스 감각을 조율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 소집 훈련의 초점은 태극전사들의 떨어진 체력을 서서히 끌어올려 두 차례 국내 평가전 직전까지 완벽한 몸 상태를 끌어 올리기 위한 '컨디션 트레이닝'이다.

전날 가벼운 볼 뺏기 게임 등으로 몸을 푸는 것으로 첫 날 일정을 소화한 태극전사들은 이날 오후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계속된 훈련에서 압신 고트비 코치와 네덜란드 출신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의 지휘 아래 20m 달리기를 반복했다.

두 명씩 짝을 이뤄 팔짱을 끼고 한 바퀴 돈 뒤 목표지점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거나 러닝 도중 하이파이브를 하는 동작으로 체력과 순발력을 동시에 길렀다.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히딩크호 시절 특유의 혹독한 훈련 지도법과 태극전사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렸던 인물이다.

지난 12일 입국한 이후 처음 훈련장의 전면에 나섰다.

태극호의 체력 훈련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첫 날 훈련 직후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한 계획에 따른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세밀한 전술훈련의 경우 실전(평가전)을 앞둔 시점과 실전을 통해 완성하겠다고 밝혀 23일 세네갈과 국내 1차 평가전 직전 훈련장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으로 옮길 때쯤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전사들은 그라운드 반면을 활용해 다이아몬드 형태로 크게 둘러선 뒤 원 터치 패스와 단거리 드리블로 패스 감각을 가다듬었다.

이어 20m 정사각형 안에서 7대 7 볼 뺏기로 난이도를 올려 실전 적응력을 길렀다.

훈련에는 첫 날과 마찬가지로 발목 인대 부상이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정경호(광주)가 불참해 20명만 참가했다.

터키 슈퍼리그 최종전을 치른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은 16일 귀국한다.

측부 인대 손상과 관절 부종으로 2-3일 재활이 필요한 박지성은 아드보카트호 피지컬팀의 물리치료사 욘 랑엔덴의 도움을 받아 조기 회복을 위한 '맞춤형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훈련을 지켜본 최진한 전 전남 코치는 "선수들을 정상적인 몸상태로 만들기 위한 컨디션 트레이닝의 일종"이라며 "저급 단계의 단순 패스 훈련에서 수비수를 붙인 고급 단계까지 차츰 수준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표 선수들은 이날 오전 단체 인터뷰에서 전날 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 본선 첫 상대 토고의 전력을 진지하게 분석했다.

선수들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때와는 전력이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오른쪽 윙백 셰리프 투레의 측면 공격 가담이 매서웠다'며 각자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파주=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