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 가는 항해'의 최종 승선자가 11일 결정된다.

한국 축구의 명운을 짊어질 23인의 전사는 과연 누가 될 것인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작 '키'를 쥔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아직 유럽에 머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11일 오전 11시45분 인천공항에 돌아온 뒤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로 이동, 오후 3시30분 이 호텔 다이아몬드룸에서 독일월드컵 본선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한다고 8일 밝혔다.

최종 엔트리 23명은 15일 오후 1시 '약속의 땅'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집결해 월드컵을 향한 첫 담금질을 시작한다.

대표팀은 15일부터 20일까지 NFC에서 훈련하고 20일 오후 그랜드힐튼호텔로 숙소를 옮겨 세네갈(23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26일)와 평가전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 등을 훈련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유럽으로 떠나기 전 "이미 엔트리의 99%는 완성됐다"고 밝힌 아드보카트 감독의 입에서 어떤 해답이 나올지 예측하기 쉽진 않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평가전 성적과 포지션별 경쟁 구도를 분석해 비슷한 윤곽을 그리고 있고 '깜짝 발탁'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정해졌다고 말한 '99% 자체'가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예상과 다른 답이 나올 수도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엔트리 선정 원칙은 포지션별로 2명씩 라인업을 배치하는 것이다.

골키퍼는 예외적으로 3명이 된다.

원칙은 한 포지션당 두 명이지만 이쪽 저쪽 자리를 다 소화할 선수가 있다면 감독의 재량은 배가된다.

그만큼 전술 운용의 폭도 넓어진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 팀에는 두 가지 이상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기본 포지션에는 붙박이에 가깝게 고정된 축을 형성하는 선수가 배치되고 몇몇 자리에는 가변적으로 포지션을 옮겨갈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최대 관심은 소속 팀에서 주전 자리를 확고히 하지 못해 아드보카트 감독에게서 '실망스럽다'는 표현을 들은 안정환(뒤스부르크),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설기현(울버햄프턴) 등 유럽파 3인방과 힘겨운 재활에 성공한 월드컵 멤버 송종국(수원), 수문장 대안으로 떠오른 베테랑 김병지(FC서울) 등의 태극호 승선 여부에 쏠려 있다.

아드보카트호가 기본 포메이션으로 활용한 4-3-3 전형을 기준으로 잡고 골키퍼와 중앙 수비수, 좌우 윙백,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포워드, 윙포워드 등 7가지 포지션으로 세분해 최종 엔트리 23명을 예상해본다.

◇골키퍼

이운재(수원)는 아드보카트호의 평가전과 아시안컵 예선 13경기 가운데 12경기를 뛰었을 만큼 신임을 받고 있다.

승선 넘버 1번 감이다.

해외 전지훈련에 동참했으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영광(전남)은 차기 월드컵을 기약하는 멤버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운재의 현실적인 대안은 누가 될 것인지가 키 포인트다.

예상치못한 부상과 퇴장 등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병지는 아드보카트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지만 경험과 능력 면에서 유력한 대안이다.

조준호(제주)와 김용대(성남)는 다소 밀리고 있다.

◇중앙 수비수

팀내 최고참으로 백의종군해 성실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최진철(전북)이 중심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진철은 평가전도 11경기나 출전했다.

최진철의 파트너로는 김진규(주빌로 이와타)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김진규는 중장거리 슈팅 능력을 보유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최진철-김진규 조합은 그리스, LA갤럭시, 멕시코, 시리아전에서 네 번 호흡을 맞췄고 실점은 2점으로 가장 돋보였다.

K-리그 전반기 우승팀 성남의 듀오 김상식과 김영철도 탑승 가능성이 높다.

김상식은 소속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멀티' 활용도를 갖췄다.

김영철도 안정성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는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위기 돌파의 일익을 맡은 유경렬(울산)과 '제2의 홍명보'라는 찬사를 들은 조용형(제주), 늦깎이 김한윤(FC서울)은 약간 불리한 상황이지만 한 명 정도 예상 외의 선택이 나올 수도 있다.

◇좌우 윙백

포백(4-back)에서 좌우 윙백은 전통적인 개념의 수비수가 아니라 공수의 통로 역할을 한다.

이 점에서 수비력 뿐 아니라 과감한 오버래핑 능력이 발탁의 잣대가 된다.

왼쪽 이영표(토튼햄)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고 김동진(FC서울)도 본선 첫 경기 토고전에 경고 누적 때문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승선이 거의 확실하다.

문제는 오른쪽이다.

조원희(수원)가 아드보카트호 데뷔전부터 골을 넣어 신임을 받았지만 경험 부족이 약한 고리다.

약점을 커버할 대안이 같은 팀 선배 송종국이다.

송종국은 힘겨운 재활 끝에 K-리그에 나서고 있지만 예전의 기량을 100% 되찾지는 못한 모습이다.

연습생 출신으로 해외 전훈 멤버에 발탁된 장학영(성남)은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차두리가 공격진이냐, 윙백 요원이냐에 따라 전체 구도가 달라진다.

차두리가 오른쪽 윙백으로 뽑히면 윙포워드 자리도 하나 남기 때문이다.

차두리가 발탁되지 않는다면 좌 영표-동진, 우 원희-종국의 구도가 자연스럽게 구축된다.

◇공격형 미드필더

오른 발목을 다쳤지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부동이고 김두현(성남)이 백업 1순위로 보인다.

백지훈(FC서울)이 해외 전훈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총애를 받았지만 '넘버3'까지 필요할지는 의문이다.

김정우(나고야)는 공격.수비형이 모두 가능한 포석이다.

변수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미드필더 포진을 정삼각형(공격형 1명+수비형 2명)으로 쓰느냐, 역삼각형(공격형 2명+수비형 1명)으로 쓰느냐에 달려있다.

현재로서는 정삼각형이 훨씬 가능성이 높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삼각형 중원 포진을 그린다면 김남일(수원)과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호(울산)는 바로 뒤를 잇는 대안이다.

여기에도 김정우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조합이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

◇중앙 포워드

이동국(포항)의 부상과 수술이 고민을 깊게 한 자리다.

조재진(시미즈)이 일단 유력하다.

J리그에서 쾌조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는데다 핌 베어벡 코치도 신임이 두텁다.

조재진은 고공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해외 전훈에서도 5경기에 나서 1골을 뽑았다.

이동국의 제1대안이라는데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 같다.

안정환도 실망감을 표시하기는 했지만 월드컵 경험을 높이 산다는 점에서 배제하기 어려운 카드다.

지난 주말 분데스리가에서 2경기 연속 득점포를 터뜨린 것도 희망적이다.

정조국(FC서울)은 전훈 4경기에 출전했지만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윙포워드 요원으로 분류된 박주영(FC서울)이 중앙 포워드를 볼 수도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훈을 통해 이런 실험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우선 박주영은 윙포워드로 뽑고 향후 전술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K-리그 득점 선두 우성용(성남)은 논의는 됐지만 현실적인 카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윙포워드

가장 선수층이 두터운 포지션이다.

이천수(울산)와 박주영이 가장 확실하다.

해외파 중 가장 먼저 입국한 설기현은 리그 내내 컨디션이 나빴지만 선발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경호(광주)도 부상으로 컨디션이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데다 스피드 만큼은 강점이 있어 유리하다.

최태욱(시미즈)은 오른쪽 윙백으로도 가동해본 적이 있지만 다소 밀리는 양상이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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