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록힐코스(파72.7천111야드)에 막을 올리는 한국프로골프 겸 아시아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에서 한국프로골프 사상 두번째로 여성 선수 컷 통과에 도전한다.

박세리(29.CJ)가 2003년 한국프로골프 SBS최강전에서 컷을 통과해 공동 10위에 오른 적이 있어 위성미는 컷을 통과한다면 두번째가 된다.

위성미의 남자 프로골프대회 출전은 이번이 8번째이다.

하와이 지역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적은 있지만 공식 투어 대회에서는 7차례 모두 고배를 마셨다.

2003년부터 남자프로 투어대회에 나서기 시작한 미셸 위는 갈수록 컷 통과 기준에 근접해왔다.

3년전 캐나다프로골프투어 베이밀스오픈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보이시오픈 등 2차례 출전해서는 컷 기준선에 한참 못미쳤지만 2004년 PGA 투어 소니오픈에서는 1타차로 컷오프됐다.

2라운드에서 친 2언더파 68타는 여성 선수가 PGA 투어에서 남긴 18홀 최소타 기록.

작년 세 차례나 남자프로대회에 출전한 위성미는 PGA 투어 존디어클래식과 일본프로골프 카시오월드오픈에서도 각각 1타차로 실패해 컷 통과가 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SK텔레콤오픈에서 위성미의 컷 통과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우선 '상대 평가'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골프대회 컷 기준을 감안하면 SK텔레콤오픈은 지금까지 위성미가 출전했던 남자 대회 가운데 비교적 경쟁률이 낮은 편이다.

PGA 투어 대회와 일본프로골프 투어 대회는 선수층이 두터워 상위 랭커와 하위 랭커간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SK텔레콤오픈은 아시아프로골프 투어 대회이긴 하지만 30위 이내 선수들과 나머지 선수들의 실력 차이가 있어 1∼2타차이로 컷을 다툴 때는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기량이 날이 다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낙관론의 배경이다.

남자 선수들과 대등한 수준의 장타력은 이미 검증됐고 특히 쇼트게임과 퍼팅 실력은 프로 전향 이후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상당히 수준이 높아졌다.

지난달 29일 한국에 도착해 3일째 현장에서 연습을 한 위성미는 30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 뿐 아니라 강한 백스핀을 먹여 그린에 볼을 세우는 샷을 보여 전보다 확실히 실력이 부쩍 늘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에도 컷 통과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PGA 투어나 일본프로골프 무대에 비해 수준이 다소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나 한국 선수나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선수들이 장타력에서 위성미에 결코 뒤지는 선수들이 아닌 데다 쇼트게임이나 퍼팅 능력은 아무래도 위성미에 비해 다들 한수 위라고 볼 수 있다.

'상대 평가'에서도 위성미가 중간 이상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코스 여건도 위성미에게 썩 좋지 않다.

스카이72골프장은 전장 7천111야드로 긴 코스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2003년 박세리(29.CJ)가 가볍게 컷을 통과했던 SBS최강전 개최 코스 레이크사이드 서코스(7천5야드)와 달리 '남자프로대회 코스'임엔 틀림없다.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가 270∼280야드 가량 때리는 위성미는 파4홀 가운데 일부 홀은 페어웨이우드로 두번째샷을 쳐야하고 파3홀에서도 아이언 티샷은 어려워 파세이브에 급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스카이72골프장은 바닷가에 지어졌고 바람을 막아주는 숲이 전혀 없어 강한 바람에 노출되어 있다.

바람이 많은 하와이 출신이지만 지난 1월 소니오픈 때 바람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 9오버파를 쳤던 위성미는 강한 바람을 뚫고 나아가는 강하고 낮은 탄도의 샷과 스윙 템포를 흐트러뜨리기 쉬운 강풍 속 플레이 요령이 아직은 부족하다.

또 하나 변수는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연습 라운드를 돌아본 선수들은 "디보트가 많다. 아무리 잘 친 샷도 디보트에 빠지면 다음 샷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린 주변에 흙이 드러난 곳이 많고 그린 역시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다.

이런 여건 속에서는 아무래도 다양한 코스에서 많은 경기 경험을 통해 임기응변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 유리하다.

고작 7차례 남자 대회에 출전 경험밖에 없는 위성미로서는 염두에 둬야 할 대목이다.

이와 함께 언제나 지적됐던 심리적 불안을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잘 극복해내느냐도 위성미의 컷 통과 여부를 결정지을 요인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