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실업축구 K2리그에 합류하는 신생팀 부산교통공사가 리그 개막 전부터 예사롭지 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일 창단한 부산교통공사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리고 있는 제54회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에서 내로라하는 K2리그 강호들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랐다. 대회 조별리그 8조에 속한 부산교통공사는 예선 격인 조별리그에서는 비교적 약한 팀을 만나 승승장구했다. 세계사이버대에 4-0, 재일대한축구단에 5-1, 우석대에 4-2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이 때까지만 해도 다른 팀 감독들은 '반짝 돌풍'이려니 생각하고 그다지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토너먼트에서 이 팀의 기세는 거센 돌풍으로 변했다. 16강전에서 K2리그 의정부 험멜을 1-0으로 돌려 세운 뒤 8강에서 지난해 K2리그 5위 창원시청을 2-0으로 제압했다. 박말봉 창원시청 감독은 부산교통공사에 일격을 당한 뒤 "신생팀이라 쉽게 생각했는데 조직력이 기존 팀 못지 않게 잘 정비돼 있었다. 올해 리그에서 상당한 바람을 일으킬 걸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는 27일 준결승에서 대학축구 강호 울산대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29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통의 실업 강호 할렐루야와 대회 패권을 다툰다. 부산교통공사는 1993년 호주 세계청소년(U-20) 축구대회 사령탑을 맡았던 국가대표 출신의 박상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탄탄한 전력의 비결은 지난해 6월부터 박 감독의 지휘 아래 손발을 맞춰온 데 있다. 팀 구성원 31명 가운데 직전에 프로(K-리그)에 몸담았던 선수 4명이 있다. 부산 아이파크 출신의 포워드 박상신, 성남 일화에서 13경기를 뛴 천대환 등이다. 부산시체육회 소속으로 그냥 축구가 좋아 지난해부터 팀에 합류한 선수도 13명이나 된다. 부산교통공사 구단 스태프는 현업에 종사하면서 팀을 돌본다. 부산교통공사는 부산 지하철 1-3호선을 운영하는 회사다. 고민기 주무는 "변변한 사무실도 없이 운영되는 팀이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어떤 팀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다른 신생팀 여수 아이엔지넥스와 함께 다음 달 8일 개막하는 K2리그에 출사표를 던진 부산교통공사의 돌풍을 기대해볼만 하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