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신화'를 이룩한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 일본과 준결승을 앞두고 총력전을 선언했다. `애너하임 대첩'을 뒤로 하고 17일(한국시간) 선수단을 이끌고 준결승과 결승이 열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로 이동한 김인식 감독은 "박찬호를 제외하고 투수들에게 전원 대기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전날 일본과 2라운드 최종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던 박찬호는 투구수 66개를 기록, 대회 규정상 나흘 휴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김인식 감독은 일본과 준결승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기 위해 마운드에 총동원령을 내린 셈이다. 이미 두 차례나 꺾었던 일본을 준결승에서 다시 만나게 된 김인식 감독은 사실 `이겨도 본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담될 수 밖에 없는 경기다. 김인식 감독은 "준결승 상대로 미국이든, 일본이든 관계없었다"고 밝혔지만 "일본은 구사일생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솔직히 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인식 감독은 "경기는 해 봐야 결과를 알수 있다. 도쿄와 애너하임에서 이겼지만 경기는 이겼다 졌다 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이왕 준결승까지 올라왔으니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온화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의 기량을 100% 이끌어 내며 한국야구 101년사에 최고의 업적을 남긴 김인식 감독은 이동일인 이날 불과 1시간여 버스 여행을 했지만 오후 내내 훈련없이 선수들에게 자유시간을 허용했다. 김 감독 역시 김재박 타격 및 수비코치, 조범현 배터리코치, 선동열 투수 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모처럼 외식을 하며 여유를 가졌다. 한편 이날 정부가 WBC 대표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결정한 것에 대해 김인식 감독은 "아주 잘된 일이다. 너무도 많은 국민들이 성원해 주신 결과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애너하임=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