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끝에 멕시코에 1-2로 패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서 탈락한 '야구 종가' 미국의 벅 마르티네스 감독은 17일 "4강 진출에 실패해 많은 선수들이 라커에서 괴로워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번 대회에 진지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는 시각을 반박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날 멕시코에 3안타 졸공에 그친 것은 "상대 투수가 잘 던졌고 동시에 우리 타자들이 못 쳐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 타자들은 스타 선수들이 많다. 그들은 득점 찬스에서 해결사로 나서는 데 익숙한 선수들이나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못한 것 같다"며 진루타, 희생타 등이 부족해 득점력 고갈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초대 챔프를 노렸던 미국이 WBC에서 고전한 원인으로 조직력을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각 팀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전인 2월 초에 4~5일 간 미니캠프를 열었다. 이후 각 팀으로 돌려보낸 뒤 다시 소집했고 지난 4일과 5일에서야 겨우 2차례 연습 경기를 치르고 WBC에 나섰다"며 팀워크를 맞출 시간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 온 팀은 예선이 끝난 뒤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 팀과 연습 경기를 벌이며 실전감각을 유지해 왔다. 이는 분명 그들에게 이득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마르티네스 감독은 "WBC 본선 기간 내내 우리 팀 타자들은 한국과 일본 투수들의 수준 높은 공을 보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며 아시아 투수들의 기량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애너하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