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국가대표팀 수준 아니야?' 지난달 초 부천에서 제주도로 연고를 옮긴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호강'을 하고 있다. 말만 들어서는 한.일 월드컵 본선이 열렸던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데다 한라산과 깨끗한 바다 등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관광지를 홈으로 삼았다는 의미로만 해석된다. 그러나 `호강'의 의미는 이것 뿐만 아니다. 갑작스럽게 연고를 이전하느라 숙소를 마련하지 못하는 바람에 제주도 내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콘도를 선수단 숙소로 잡은 것이다. 제주는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10개월 동안 7억원 가량을 투자해 장기 투숙 계약을 하고 방 2칸에 거실, 부엌, 화장실까지 갖춰진 객실 하나에 선수 2명씩 묵도록 했다. 서귀포 바닷가에 위치한 이 콘도는 정면에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자연 하천 두 줄기가 콘도 전체를 감싸 안으며 바다로 흐르고 있어 경기 및 훈련 후 피로와 긴장을 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부천 시절 사용했던 인천 용현동의 숙소와 비교해본다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존 숙소는 1980년대 후반에 지어진 기숙사 형태여서 시설이 낡았고 물류기지 옆이라 주변 환경도 썩 좋지 못했다. 다만 용병들은 서울 이태원 같이 외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유흥가와 멀어졌다는 점이 한가지 불만이다. 하지만 용병들이 `한눈'을 팔지 않고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어 구단측으로서는 오히려 나은 셈이다. 게다가 홈 구장 인근에 70억원을 투자해 건설할 예정인 6천500평 규모의 구단 클럽하우스가 올 하반기 완공되면 숙소와 체력단련실, 의료시설 등 그야말로 최적의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 또 서귀포시가 클럽하우스 부지에 연습 경기장을 건설해주기로 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아 이제는 남부러울 것이 없게 됐다. 정순기 단장은 "연고를 옮기게 돼 부천 팬들에게는 죄송한 마음 뿐이지만 이제부터는 모든 면에서 최고의 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귀포=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