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가 12일 전국 7개 경기장에서 막을 올려 8개월여 대장정에 들어간다. 신생팀 경남FC가 합류해 14개팀이 된 K-리그는 12일부터 5월10일까지 정규리그 전반기, 5월14일∼7월29일 컵대회, 8월23일∼11월5일 정규리그 후반기를 진행한다. 4강 플레이오프는 11월11일, 챔피언 결정전은 11월19일과 26일 각각 열린다. 14개팀이 라운드당 7경기씩 모두 277경기를 벌인다. 정규리그 182경기,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 4경기, 컵대회 91경기다. 독일 월드컵축구 본선이 열리는 6월7일∼7월4일은 휴식기다. 6월6일 컵대회 경기를 끝으로 한 달 가까이 그라운드를 비워뒀다가 7월5일부터 경기를 재개한다. K-리그 개막전은 수원-서울(수원월드컵), 포항-전북(포항전용), 울산-광주(울산문수), 대구-전남(대구월드컵), 경남-제주(창원종합), 대전-성남(대전월드컵), 부산-인천(부산아시아드)의 맞대결이다. 수원-서울전은 오후 2시, 나머지 6경기는 오후 3시 킥오프 휘슬이 울린다. 올 시즌 달라지는 모습이 꽤 있다. 첫 도민 구단인 경남이 합류했고 부천 SK는 연고지를 제주로 옮겨 제주 유나이티드 FC로 닻을 올렸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해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에서 빠짐없이 리그가 열린다. 대전도 시민주 청약을 통해 시민구단으로 새 출발한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4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출전은 지난 시즌과 같이 3명이 상한선이다. 지난 시즌 도중에 도입된 비디오 판독을 통한 '몰래 반칙' 징계는 올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비신사적 플레이에 대한 징계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최근 팔꿈치 가격과 무모한 태클에 대해 즉시 퇴장 방침을 정했다. K-리그도 엄정한 칼을 빼들겠다는 입장에 공감하고 있다. 경남FC 초대 사령탑인 박항서 감독을 제외한 기존 13개 팀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 지휘봉을 잡고 있다. 매년 두 세명씩 사령탑이 물갈이된 데 비하면 올해는 표면적으로 고요한 가운데 각 팀 수뇌가 그대로 그라운드에 나선다. 반면 '대어'급 선수들은 제법 많이 둥지를 옮겼다. K-리그 대표 수문장 중 한 명인 김병지가 포항에서 FC서울로 이적해 이장수 감독의 '뒷문 고민'을 덜어줬다. 서울은 또 부천 출신 수비수 김한윤을 영입해 방어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독수리' 최용수는 일본프로축구(J리그) 생활을 접고 5년 만에 플레잉 코치로 변신해 친정 FC서울로 컴백했다. 역시 J리그에서 뛰던 최태욱은 우여곡절 끝에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J리그의 북한대표팀 미드필더 안영학은 부산에 입단했다. 골키퍼 김용대가 부산에서 성남으로 옮겼고 미드필더 박규선과 수비수 박동혁은 전북에서 울산으로 말을 갈아탔다. 용병 중에서도 지난해 대구에서 골 폭풍을 몰아친 일본계 브라질 공격수 산드로가 전남으로 갔고 포항의 다실바는 제주로 완전 이적했다. 울산에서 뛰던 카르로스는 이름을 제칼로로 바꿔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전력은 지난 시즌 우승팀 울산과 부상 병동에서 호화군단으로 재비상을 꿈꾸는 수원, 약점이던 골키퍼와 수비를 보강한 FC서울, 탄탄한 미드필더 라인의 성남이 4강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대다수 전문가와 감독들은 "뚜껑을 열어봐야 판도를 점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인천의 돌풍처럼 올해도 그라운드의 이변이 소용돌이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호 태극전사들은 개막부터 5월 초순까지는 리그에 전념하게 된다. "리그에서 뛰는 플레이를 보고 독일행 최종 엔트리를 정하겠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공언에 따라 태극전사들은 K-리그에서 2라운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대표팀은 5월10일 전기리그를 마치면 축구협회 규정에 따라 5월15일 무렵 소집된다. '월드컵의 해'라는 사실은 K-리그에 '양날의 칼'이다. 축구 열기를 타고 팬 몰이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연고 이전에 반대하는 팬들의 목소리를 아우르고 몇몇 인기 경기에만 팬들이 집중되는 편식 현상을 바로 잡는 것도 리그의 몫이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