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국은 `철벽 마운드', 일본은 `화력'
`견고한 방패와 날카로운 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 길목에서 2차례 맞대결을 벌이는 한국 드림팀과 일본 대표팀의 전력은 공.수에서 극명하게 대조를 보였다.
빅리거 출신 해외파들을 앞세운 한국이 철벽 마운드를 입증한 반면 최정예 소총수들이 포진한 일본은 화끈한 공격력이 돋보였던 것.
WBC 아시아 라운드에서 대만과 중국을 상대로 한.일 맞대결을 대비한 워밍업을 했던 한국과 일본은 2승씩을 올려 나란히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하지만 성적표에서 드러난 전력은 크게 다르다.
한국은 `범해외파' 구대성(한화.전 뉴욕 메츠)을 비롯해 박찬호(샌디에이고), 서재응(LA 다저스), 김병현, 김선우(이상 콜로라도), 봉중근(신시내티) 등 6명이나 태극마크를 자청했다.
반면 일본은 지난 해 박찬호와 샌디에이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오쓰카 아키노리(텍사스)만 유일하게 해외파로 참가했고 나머지는 국내 선수들로 구성됐다.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투수들이 주축을 이룬 한국 마운드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지사.
한국은 2경기(18이닝) 팀 방어율 0.50의 짠물 피칭을 과시했다.
대만에 2-0, 팀 완봉승을 거뒀고 중국도 10-1로 이겨 단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정재훈(두산)이 중국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이 실점의 전부였다.
일본은 에이스급 투수들을 총출동시켰지만 팀 방어율은 3.00에 이르러 썩 좋지 않았다.
중국과 대만에 각각 18-2(8회), 14-3회(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지만 전체 15이닝 동안 5점이나 내줬다.
개인 투수 성적에서도 박찬호가 대만전 3이닝 무실점 쾌투로 피칭 리더 수위에 올랐고 서재응 3⅔이닝, 손민한(롯데) 4이닝, 박명환(두산) 2이닝을 각각 무실점으로 막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일본이 자랑하는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5이닝 7안타 2실점,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는 대만을 맞아 4이닝 1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방망이는 일본이 한 수 위였다.
일본은 2경기에서 홈런 4개 등 장단 30안타를 몰아쳐 팀 타율 0.423의 놀라운 공격력을 뽐냈다.
한국이 홈런 2방을 때린 이승엽(요미우리)을 앞세워 26안타로 팀 타율 0.377을 기록한 것보다 앞선다.
일본이 2경기를 모두 콜드게임으로 끝내 3이닝을 한국보다 덜한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을 압도하는 화력이다.
니시오카 쓰요시(롯데)가 타율 0.667(6타수 4안타), 7타점으로 2경기 수위타자와 타점 1위에 올랐고 4번 타자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도 타율 0.571(7타수 4안타)로 맹활약했다.
두터운 방패와 예리한 창으로 대변되는 양팀 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도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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