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야구와 정밀 야구의 대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길목에서 2차례 지략 대결을 펼치는 김인식(59) 한국 드림팀 감독과 오사다하루(王貞治) 일본 대표팀 감독은 추구하는 야구 스타일이 확연하게 대비된다. `믿는 야구' `기다리는 야구' `뚝심의 야구'로 대표되는 김인식 감독은 인화를 최고 덕목으로 삼아 믿은 선수가 능력을 발휘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특징이다. 호쾌한 공격 야구는 아니어도 착실하게 점수를 뽑으면서 때로 예상 밖의 강공으로 대량 득점을 하는 등 비교적 공세적인 야구를 선호한다. 이와 달리 오사다하루 감독은 빈틈없는 수비를 바탕으로 일발 장타보다 기동력과 다양한 벤치 작전으로 1점씩을 쌓아가는 `스몰볼'이 전매특허. 5일 최종 3차전에 이어 오는 12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이어지는 2라운드(8강)에서 재대결할 한국과 일본의 공격 컬러도 두 감독을 빼닮았다. 한국은 한방에 강한 이승엽과 `빅초이' 최희섭(LA 다저스)이 믿는 구석이다. 중심타선의 주축인 이승엽은 4일 중국전 때 홈런 2방을 터뜨리며 4타수 4안타 5타점의 불꽃 방망이를 과시했고 최희섭은 지난 해 6월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경기 7개 홈런의 아치쇼를 펼쳤던 대포. 김인식 감독은 두산 감독 시절 제자였던 4번 타자 김동주(두산)가 어깨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해 타격을 입었지만 이승엽, 최희섭이 결정적인 순간에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오사다하루 감독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를 주축으로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 플레이와 소총 부대의 활발한 공격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톱타자 이치로를 축으로 9번과 2번 타순에 발이 빠른 가와사키 무네노리(소프트뱅크)와 니시오카 쓰요시(롯데 마린스)를 붙박이로 배치한 점을 보더라도 기동력을 이용한 야구를 구사하겠다는 오사다하루 감독의 구상을 엿볼 수 있다. 지난 해 95개(이치로 33개, 가와사키 21개, 니시오카 41개)의 도루를 합작했던 이들 `뛰는 야구 3총사'는 이번 대회에서도 니시오카와 가와사키가 각각 2차례씩 누를 훔쳐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또 다무라 히토시(요코하마 베어스타스)가 2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믿었던 4번 타자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가 짜릿한 손맛을 보지 못해 짧게 끊어치고 쏜살같이 달리는 소총수들의 단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995년과 1999년 슈퍼게임 때 대표팀 사령탑으로 승리를 주고 받아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한.일의 두 감독이 어떤 성적표로 희비가 엇갈릴 지 관심이 쏠린다. (도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