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아프리카 '복병' 앙골라를 상대로 한층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며 1-0 승리를 거뒀다.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토고를 맞닥뜨려야 할 아드보카트호로서는 토고전에 대한 기본 전략을 마련하고 나아가 필승 해법까지 찾아 볼 좋은 기회였다.

앙골라전을 위해 유럽에서 날아든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3명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 빌딩' 작업에 힘을 보탰다.

◇해외파 합류로 경기력 안정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은 역시 프로다웠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이들 해외파 3명의 합류로 아드보카트호의 경기력은 해외 전지훈련 때보다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박지성의 경우 전날 귀국하는 등 컨디션 조절이 상당히 힘든 상황이었지만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것처럼 팀 전술에 잘 녹아들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좌.우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휘저었다.

박지성의 순간적인 위치변화에 따라 스리톱으로 출전한 박주영(FC서울), 이동국(포항), 이천수(울산)와 역할 분담도 원활히 이뤄졌다.

왼쪽 윙포워드 박주영과 2대1 패스를 통해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17분 이천수 대신 김두현(성남)을 투입하면서 박지성을 오른쪽 윙포워드 자리로 옮겨 멀티 플레이 능력을 마음껏 활용했다.

김남일(수원)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을용은 노련함이 돋보였다.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상대 공격의 싹을 적절히 차단했고,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구석구석 찔러주는 패스 연결은 상대 수비를 긴장케 하기에 충분했다.

후배 김동진(FC서울)에게 왼쪽 윙백 자리를 내주고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한 이영표도 안정된 수비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아드보카트 감독의 포백 라인 실험에 힘을 실어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영표 카드'를 통해 자원이 부족한 오른쪽 윙백에 대한 고민을 덜면서 김동진에게는 지속적으로 긴장을 유지하도록 하는 이중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토고전 해법은 '초반 러시'와 '압박'

이번 앙골라전은 토고와 독일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 대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구상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토고는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선 반드시 잡아야 하는 만큼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예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리고 상대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경기 주도권을 잡아 나갔다.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은 "양 윙포워드의 수비 가담 능력이 좋아졌다.

최전방과 후방의 간격이 25m 안팎으로 무척 좁아졌고 그러면서 수비도 더욱 견고해졌다"면서 "공격 때 4-3-3 포메이션이었던 것이 수비시에는 4-5-1 또는 4-4-2로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미드필드에서 수적 우위를 점해 나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앙골라는 토고와 역대 전적에서 2승3무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팀이라 이날 승리로 태극 전사들은 자신감이라는 또 다른 수확을 얻게 됐다.

다만 몇 차례 실점 위기에서 드러났듯이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과 개인기를 갖춘 상대 공격진을 상대하려면 수비진이 한 템포 빠른 볼 처리와 대인 마크 등을 좀 더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트 피스 상황시 밀집한 공간 안에 있는 4-5명의 수비수가 순간적으로 볼에만 시선이 쏠려 1-2명의 상대 공격수들에게 결정적 득점 기회를 내준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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