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이 세계 최강국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하며 토리노 밤하늘에 우렁찬 `대∼한민국'을 퍼뜨렸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토리노 팔라벨라경기장에서 벌어진 2006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안현수(21.한국체대)와 이호석(20.경희대)이 금.은메달을 합작했고 여자 1,500m에서도 진선유(17.광문고)와 최은경(22.한국체대)이 1,2위를 독식했다.


이로써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한꺼번에 수확한 한국은 메달 집계 금3, 은3, 동1개를 기록해 국가별 순위에서 단독 5위로 9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남자 1,000m 결승전은 `황금듀오' 안현수와 이호석이 `반칙왕'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빙판을 지배한 경기였다.


지난 13일 1,500m에서 첫 금메달을 땄던 안현수는 이날 9바퀴를 도는 1,000m 결승에서 초반 탐색전을 펼치다 결승선을 3바퀴여 남기고 스퍼트, 오노를 가볍게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안현수가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이호석은 마지막 바퀴에서 오노를 추월해 2위로 나서 한국선수끼리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1,500m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던 이호석은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노련한 안현수가 한 걸음 앞서 결승선을 통과, 2관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안현수는 이날 1,500m를 1분26초739만에 돌아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고 이호석은 0.025초 뒤진 1분26초764였다.


한국선수가 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이 된 것은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때 김기훈과 1994년 릴레함메르와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연속 2관왕을 차지한 전이경에 이어 3번째다.


앞서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는 17살의 대표팀 막내 진선유와 맏언니 최은경이 금.은메달을 석권했다.


지난 16일 500m 경기에서 예선 탈락했던 세계랭킹 1위 진선유는 이날 자신의 주종목을 맞아 8강과 준결승을 가볍게 1위로 통과하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한국선수가 3명이나 출전한 결승에서는 진선유가 9바퀴를 넘어서며 단독선두로 나선 뒤 1위를 끝까지 지켰고 최은경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진선유의 뒤를 이어 최은경과 변천사(신목고)가 나란히 2,3위로 골인했으나 변천사는 몸싸움을 벌였다는 이유로 실격돼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하는데는 아쉽게 실패했다.


오발링고토에서 벌어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는 이규혁(서울시청)이 1분09초37로 역주했으나 동메달을 차지한 네덜란드의 에르벤 베네마르스(1분09초32)에 불과 0.05초 뒤져 아쉽게 4위에 그치고 말았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는 1분08초89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번 올림픽 500m 우승자인 조이 칙(1분09초16,미국)은 은메달을 추가했다.


빙판에서 드물게 쇼트트랙까지 겸하고 있는 데이비스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개인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흑인선수가 됐다.


그동안 흑인선수 중에는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보네타 플라워스가 여자 봅슬레이 2인승, 제이롬 이긴라(캐나다)가 아이스하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데이비스가 처음이다.


스피드 1,000m에서 최재봉(동두천시청)은 17위(1분10초23)에 올랐고 이강석(한국체대)은 22위(1분10초52) 문준(성남시청)은 24위(1분10초66)에 각각 랭크됐다.


설원에서는 셰릴 안드레 오모트(노르웨이)와 야니카 코스텔리치(크로아티아)가 남녀 최고의 스키어로 자리매김했다.


오모트는 무릎 부상을 극복하고 알파인스키 남자 슈퍼대회전에서 우승했고 코스텔리치는 여자 알파인복합에서 정상에 올라 둘 모두 올림픽 알파인스키 사상 처음으로 통산 금메달 4개를 획득한 선수가 됐다.


국가별 순위에서는 데이비스의 금메달에 힘입은 미국(금7,은4,동2)이 1주일째 선두를 지켰고 독일(금6,은6,동3)과 러시아(금6,은2,동5)가 뒤를 추격했다.


(토리노=연합뉴스) shoeless@yna.co.kr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