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6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막을 올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이 '코리언 파티'가 될 조짐이다.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의 터틀베이리조트골프장 파머코스(파72.6천52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06년 시즌 개막 경기 SBS오픈 첫날 박지은(27.나이키골프)이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우며 단독 선두에 나서는 등 5명의 한국 선수가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보기없이 버디 6개를 솎아내는 완벽한 경기를 펼친 박지은은 6언더파 66타로 일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지난해 무승에 그친 부진 탈출을 알렸다.


66타는 지난해 이 대회에 우승자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가 세웠던 코스레코드와 타이 기록.


1, 2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좋게 2006년 시즌의 서막을 연 박지은은 6번홀(파4), 10번홀(파4) 버디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섰고 16번홀(파4) 버디와 18번홀(파5) 버디로 2타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박지은은 "작년에 고질병인 허리 부상 등으로 부진했는데 지난 겨울 동안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면서 "시즌 첫 경기를 잘 치러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작년 캐나다여자오픈 챔피언 이미나(25.KTF)는 4언더파 68타로 공동 2위그룹에 합류, 박지은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등장했다.


지난해 코닝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강지민(26.CJ)과 2년차 임성아(22.농협한삼인)은 각각 2개홀과 1개홀을 남기고 3언더파로 공동6위를 달렸다.


신인왕에 도전장을 낸 배경은(20.CJ) 역시 날이 어두워져 12번홀까지만 경기를 치렀지만 3언더파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밖에 지난해 메디컬익스텐션을 내 시즌을 중도에 접었던 문수영(22)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4위에 올랐다.


하지만 당초 우승 후보로 꼽았던 한희원(28.휠라코리아),장정(26), 김미현(29.KTF) 등과 LPGA 투어에 첫발을 내디딘 기대주들이 하위권으로 처져 아쉬움을 남겼다.


한희원과 장정은 16번째홀까지 나란히 2오버파로 부진했고 김미현은 1오버파 73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이선화(19.CJ)와 김나리(21.하이트)는 1오버파 73타에 그쳤고 지난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자 이지영(21.하이마트)은 3오버파 75타로 부진,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관심을 모았던 '슈퍼루키' 대결에서는 모건 프레셀(미국)이 미야자토 아이(일본)에 한발 앞섰다.


16번홀까지 경기를 치른 프레셀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엮어 3언더파로 상위권에 나섰고 미야자토는 11번째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발걸음이 다소 무거웠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폴라 크리머(미국)가 2오버파 74타로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고 로살레스 역시 1오버파 73타를 쳐 타이틀 방어가 쉽지 않게 됐다.


한편 폭우로 경기가 50분간 지연됐다가 재개되면서 경기 진행이 늦어져 70명 안팎의 선수들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또 비가 많이 내린 탓에 페어웨이가 물러져 선수들이 볼을 집어 올려 닦은 뒤 내려놓고 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