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야! 장하다! 너무 잘했다!"


13일 오전 6시10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안현수(21.한국체대) 선수가 금메달을 딴 순간 김포시 장기동에 위치한 안 선수 집은 가족과 친척들의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김포시 장기동 아파트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안 선수 부모와 친척 등 10여명은 안 선수가 결승전에서 선두로 결승라인을 통과하자 너나 할 것 없이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안씨 부부는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서로 얼싸안고 기쁨과 감격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안기원(49)씨는 "경기 시작 한시간 전인 오늘 새벽에 현수와 통화를 했는데 '컨디션이 좋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좋은 결과를 예감했다"며 기뻐했다.


안씨는 "현수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모두 75개의 메달을 땄는데 76번째 메달로 값진 올림픽 금메달을 추가해 너무 기쁘다"면서 "다 함께 응원해 주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동안 백일기도를 드리며 아들의 선전을 기원했다는 어머니 전미정(41)씨는 "어린 나이에 너무도 침착하게 잘 싸워줘서 대견하기만 하다"며 "집에 오면 현수를 꼭 안아주고 푹 쉬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씨 부부는 다소 내성적인 성격인 안 선수에게 평소 침착하게 경기에 임하라는 얘기를 자주 해줬다고 했다.


이날 안현수의 금메달이 확정될 때까지는 경기내내 긴장의 연속이었다.


경기 1시간여 전부터 TV 앞에 모여든 안씨 부부와 친척들은 예선 경기가 시작되자 '현수 파이팅'을 함께 외치며 열띤 응원을 벌여 경기장 현장 못지 않은 열기를 자아냈다.


안 선수가 예선과 준결승을 모두 1위로 통과하자 박수를 보내며 기뻐했고 경기에 출전한 대표팀 다른 선수들의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하며 서로 격려하기도 했다.


결승전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자 안씨 부부와 친척들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안 선수가 선두로 치고 나오며 승기를 잡자 '잘한다', '그렇지'라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드디어 우승이 확정되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뛰쳐 올라 덩실덩실 뛰며 기뻐했다.


3남1녀 중 맏이인 안 선수는 서울 명지초, 명지중, 신목고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체대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지난해 치른 4차례 월드컵에서 통합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대표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matil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