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 감독의 공격강화 전술... 아직은 글쎄'

한국 축구대표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경기에서 뒤지고 있을 때 내놓는 공격 강화 `카드'가 별다른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맥아피 콜리세움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0-1 패)에서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수비수를 빼고 공격진을 늘리는 강수를 빼들었다.

후반 19분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을 박주영으로 교체 투입했다.

또 후반 31분, 34분에는 선발 출장해 체력이 떨어진 조재진, 이천수를 빼고 각각 이동국과 정조국을 대신 들여보내 총공세에 나섰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공격수 4명은 골 사냥에 실패했고 오히려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할 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같은 공격강화 전술 실패는 지난 1일 홍콩에서 열린 칼스버그컵 결승 덴마크전에서도 나타났다.

전반을 1-1로 마친 뒤 후반 20분 역전골을 허용하자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30분 미드필더 김두현을 빼고 공격수 이동국을 투입, 공격에 치중하는 전술을 펼쳤다.

하지만 의도했던 동점 골은 고사하고 오히려 상대 역습에 추가골을 허용하며 주저앉고 말았다.

공격에만 치중하다보니 수비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수 대신 공격수를 투입하는 전술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즐겨 사용했다.

그는 본선 두 번째 상대였던 미국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중반에 황선홍, 유상철 대신 안정환과 최용수를 투입했고 안정환이 후반 33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폭발시켜 감독의 '선택'에 부응했다.

히딩크 감독의 전술은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 더욱 빛났다.

0-1로 뒤지던 후반 중반 김태영 대신 황선홍을 투입한 데 이어 김남일을 빼고 이천수를 넣었고 홍명보 대신 차두리를 투입, 무차별 공세에 나선 결과 결국 승리를 거뒀다.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전.현직 감독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스리백(3-back) 수비진이 안정돼 있었고 빈 자리를 메꿔주는 선수들간 유기적인 움직임이 잘 이뤄졌기 때문에 초강수 전술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백(4-back) 수비를 실험한지 얼마 되지 않은 현 대표팀은 빈 자리가 생길 경우 이를 보완해주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도 "수비라인의 선수 구성을 빨리 매듭지어 조직력을 다져나가는 것이 대표팀의 가장 시급한 숙제"라며 수비 불안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 불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공격 강화는 불가피한 전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이라면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하고 후반에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는 좀 더 공격적인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어떻게 수비 약점을 보강해 히딩크처럼 공격강화 카드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클랜드<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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