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에 무릎을 꿇었다. 역습에 대한 대처가 미숙했기 때문이다. 전,후반 내내 경기의 흐름을 장악하고도 완전히 지배하지 못한 채 한 번 역습에 뼈아픈 결승골을 내주는 모습을 되풀이해 아쉬움이 컸다. 왼쪽 측면 공격수에 정경호(울산)를 선발 투입하며 스피드를 활용한 좌.우 측면 공격은 모처럼 밸런스를 유지했으나 크로스의 정확함이나 결정력 높은 마무리는 좀더 다듬어야 할 과제로 남겼다. ◇역습 대처 미숙 또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어설픈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한 게 실점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상대 진영 후방에서 한번에 바로 연결된 패스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게 더 큰 문제였다. '아드보카트호'는 지난해 11월12일 스웨덴전(2-2무)과 이번 해외전훈 첫 평가전이었던 지난달 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전(0-1 패) 등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나가다가 상대의 역습에 우왕좌왕하며 골을 내주고 번번이 승리를 날렸다. 후반 35분 공격이 차단당하자 이호(울산)가 옐로카드를 받는 거친 태클로 상대의 역습을 미리 차단하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잔뜩 움츠렸다 튀어나오는 상대의 역습에 대한 순간적인 대처가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위험지역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수비 페널티킥을 내준 중앙 수비수 김상식(성남)의 반칙 상황은 곰씹어 볼 만 하다. 볼이 이미 코스타리카 공격수를 떠났는데 어설프레 발을 건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장 이운재가 급히 달려나와 항변했으나 주심으로서는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은 국제 무대에서 위험지역에서 미숙한 플레이로 경기를 망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같은 홈어드밴티지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더 이상 '국내용 잣대'로 심판 판정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공격 조합 시험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정경호-조재진(시미즈)-이천수(울산)를 전방에 선발로 배치, 새로운 공격 조합을 시험했다. 크로스가 다소 부정확한 면이 있었고 깔끔한 마무리도 아쉬웠지만 스피드를 활용한 좌우 측면 플레이가 모처럼 균형을 유지하며 공격이 활기를 띠었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측면 자원으로 빠른 선수를 좋아하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색깔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후반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수원) 대신 박주영(서울)이 측면 공격수로 교체 투입되며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 명 배치, 부분적인 자리 이동을 하는 등 전술적 변화를 줬는데 선수들이 무리없이 제 몫을 해냈다. ◇3선 밸런스 안정 3선(공격.미드필드.수비)의 밸런스는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선수들의 전술적 이해도 높은 편이고 협력 수비 등도 차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 선수가 공을 잡으면 순식간에 2-3명씩 달려들어 공간을 에워싸는 등 압박도 지난 LA갤럭시전보다는 한층 개선됐다는 평가다. 특히 중앙 수비형에 김남일, 이호를 '더블 보란치'로, 공격형에 백지훈(서울)을 세운 삼각형 형태 미드필더진의 공.수 조율은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전반적으로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