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 정조국(22.FC서울)은 한방이 살아있었고 '총알' 최태욱(25.시미즈)은 스피드가 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늦깎이 대표팀 수문장' 조준호(33.부천)에게는 'K-리그의 힘'이 있었다. 아드보카트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전지훈련 첫 평가전으로 미국을 상대한 뒤 그동안 좀처럼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던 '후발 주자' 3인방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LA 남부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미국과 비공개 평가전에서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은 실험 과정에서 제대로 써보지 못했던 이들을 테스트하는 데 맞춰져 있었다. 지난 5차례 공식 평가전과 달리 단 한 번도 나오지 못한 최태욱, 조준호가 각각 오른쪽 윙백, 골키퍼로 선발 출전했고 역시 선발 기회없이 두번 교체 출전에 만족했던 정조국은 오른쪽 포워드로 나왔다. 최태욱은 경기 직후 숙소인 리츠칼튼 마리나 델레이 호텔에서 "마침내 부상 딱지를 떼고 제대로 뛰어봤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공격수가 본업이던 최태욱은 포백(4-back) 라인의 오른쪽에 자리해 3쿼터 90분을 풀타임 소화했다. 최태욱의 활용도는 코칭스태프가 깊이 고민했던 대목이다. 지난해부터 아드보카트호에는 윙 포워드 요원이 넘쳐난 대신 윙백 요원은 상대적 빈곤 상태였다. 최태욱은 히딩크호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팀에서 윙 포워드로 활약했지만 과감하게 보직을 변경했다. 선수 개인과 팀 전체에 공히 득이 되는 선택을 해보자는 고심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앞으로도 시험은 남아있다. 돌파력과 스피드는 이미 인정받고 있었지만 포백의 일원이라면 수비 조직력을 소화해낼 능력과 1대1 대인마크 능력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조국은 미국전이 끝난 뒤 "경기를 뛴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앞서 홍콩에서도 비슷한 톤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러나 이제 본격적인 경쟁의 한 축으로 서서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비공개 평가전이기는 했지만 미국전에서 성인대표팀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고 K-리그 최고의 파워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슈팅력에도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조국도 미국전에서 1.2쿼터를 소화해내 나름대로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조준호는 '캡틴' 이운재(수원)와 나이는 같고 생일만 이틀 늦은 베테랑이지만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K-리그에서는 이미 거미손 방어 능력을 검증받았다. 1999년 실업팀에서 뛰다 뒤늦게 프로무대에 입문했지만 2005년 부천 돌풍을 주도하며 실점률 0.75로 리그 정상급 수문장으로 거듭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5경기 연속 이운재에게 장갑을 끼게 했지만 미국전에서는 조준호에게 기회를 줬다. 결과로만 보면 1실점으로 선방해 승리에 한몫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