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GS칼텍스가 선두 흥국생명을 제압하고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GS칼텍스는 3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2005~2006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이정옥(25점)-나혜원-김민지(이상 20점) 삼각 편대를 앞세워 김연경(43점)이 분전한 흥국생명을 3-2(28-26 25-18 19-25 17-15)로 눌렀다. 13연패의 극심한 침체 속에 감독 교체의 아픔을 겪은 GS칼텍스는 지난 29일 현대건설을 제물로 연패 사슬을 끊은 데 이어 5라운드에서 2승1패의 호조로 시즌 4승(15패)째를 수확,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GS칼텍스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하며 선두 다툼이 짙은 안개에 휩싸인 여자 배구를 더욱 흥미롭게 몰고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흥국생명은 2연승 뒤 첫 패를 기록하며 12승(6패)에 승수가 멈춰 11승을 달리고 있는 도로공사, KT&G에 바짝 쫓기게 됐다. '슈퍼루키' 김연경은 이날 서브득점 4개, 블로킹 3개, 후위공격 20로 황연주에 이어 여자 배구 2번째로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공격 배구라는 비슷한 팀 컬러를 보유한 양팀이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호쾌한 2점 백어택과 강서브로 올시즌 여자 배구 최고의 명승부를 선사한 한판이었다. 첫 세트부터 엎치락 뒤치락하는 듀스 접전이 펼쳐졌다. GS칼텍스는 24-24 듀스에서 나혜원의 오픈 공격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들었지만 김연경에게 스파이크와 서브에이스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GS칼텍스는 김민지의 공격으로 다시 동점을 이룬 뒤 황연주와 김연경의 공격이 모두 라인을 벗어나며 힘겹게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나혜원과 김연경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거포 대결을 펼쳤으나 뒷심에서 앞선 나혜원이 19-18에서 연속 3득점한 것에 힘입어 GS칼텍스가 세트스코어 2-0으로 달아났다. 흥국생명은 그러나 3세트부터 장기인 2점 백어택을 앞세워 반격을 개시했다. 김연경-황연주 좌우 쌍포가 후위공격 6개를 합작하며 쉽사리 한 세트를 만회한 흥국생명은 4세트에서도 김연경이 고비 때마다 2점 백어택을 꽂아넣으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몰고갔다. 흥국생명은 7-5에서 김연경의 서브에이스로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GS칼텍스는 김민지가 연속으로 3점을 쓸어담아 9-9 동점을 만들었다. 양팀은 이후 김민지와 황연주가 2점 백어택 대결을 벌이며 시소 게임을 거듭했으나 15-15에서 손현이 황연주의 스파이크를 가로막고 김민지가 살짝 밀어넣은 공이 흥국생명 코트에 떨어지며 GS칼텍스는 2시간여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어 벌어진 남자부 경기에서는 '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이 블로킹 15개를 합작하며 한국전력을 3-0(25-22 25-20 25-15)으로 완파하고 21승(2패)째를 수확, 선두를 질주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