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LA의 저주를 풀 때가 왔다'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향해 떠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3전14기'의 도전 끝에 'LA 첫 승' 사냥에 나선다. LA는 교민이 가장 많은 지역인데다 온화한 기후와 편리한 생활 여건으로 겨울철 최고의 전지훈련지로 꼽힌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는 유독 LA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그것도 최근의 일이 아니라 지난 10여년 간 벌써 다섯번째 발을 내디디지만 승리의 기억이 없다. 1990년대 이후 대표팀의 LA 성적표는 13경기 무승(8무5패)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1989년 말보로컵 3.4위전에서 미국에 2-1로 이긴 게 마지막이었다. 무려 27년 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징크스의 시작은 1994년 미국월드컵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호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월드컵 현지 적응 훈련을 겸해 3차례 친선경기를 가졌지만 콜롬비아와 무승부(2-1), 미국과 1무1패(0-1, 1-1)를 하는 데 그쳤다.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2000년 2월 LA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에서는 캐나다와 0-0,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겨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LA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히딩크호였다. 2002년 1월 북중미 골드컵에서 미국에 1-2로 진 뒤 약체 쿠바와 득점없이 비겼고 코스타리카에 1-3, 캐나다에 1-2로 패하는 등 세 차례나 쓴 맛을 봤다. 당시 8강에서 멕시코와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겼지만 A매치 공식 기록은 무승부로 남아있다. 지난해 1월 본프레레호의 LA 평가전도 콜롬비아에 1-2 역전패, 파라과이, 스웨덴과 각각 1-1 무승부로 1무2패에 그쳤다. LA에서 유독 약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시차 적응 실패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속해 중동 원정이 잦다 보니 6-7시간 차이가 나는 중동과 비슷한 시차의 유럽에서는 그런대로 쉽게 적응하지만 17시간이나 차이가 나 밤낮이 완전히 뒤바뀌는 미국 서부에서는 그만큼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LA를 찾았던 본프레레호 태극전사들도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는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아드보카트호 코칭스태프로서는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에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때다. 한편 아드보카트호 현 멤버 중 LA에서 골맛을 본 선수는 최진철(전북.2002년1월 코스타리카전), 정경호(광주.2005년 1월 스웨덴.콜롬비아전), 김진규(주빌로 이와타.2005년 1월 파라과이전) 등 3명 뿐이다. 특히 이동국(포항)은 2000년과 2002년, 2005년에 이어 이번까지 4번째 LA 땅을 밟지만 아직 골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이동국의 각오는 더욱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