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1위.스위스)가 총상금 2천919만 달러(한화 284억원)가 걸린 호주오픈테니스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르며 통산 7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페더러는 29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무명돌풍'의 주인공 마르코스 바그다티스(54위.키프로스)에게 3-1(5-7 7-5 6-0 6-2)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 상금은 90만 5천달러. 이로써 페더러는 지난해 윔블던오픈, US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개 메이저대회를 연속으로 석권하며 기염을 토했다. 이는 1994년 피트 샘프라스(미국) 이후 12년 만이다. 그는 결승에 올랐던 7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 승부사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일인 천하'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마라트 사핀(12위.러시아)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안드리 애거시(7위.미국) 등이 각각 부상으로 이 대회를 기권했고 경쟁자로 불리던 앤디 로딕(3위.미국), 레이튼 휴이트(4위.호주) 등이 조기 탈락하면서 페더러의 우승 가능성은 더욱 높게 점쳐졌었다. 로딕, 4번시드의 다비드 날반디안(아르헨티나) 등을 연거푸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던 바그다티스는 이날 페더러에게 1세트를 먼저 빼앗는 등 대이변을 노렸으나 2세트 5-5에서 연달아 게임을 내주며 세트를 빼았겼고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2003년 호주오픈 남자 주니어 우승 이후 성인 무대에서 변변한 성적이 없었던 바그다티스는 이번 대회를 통해 단숨에 주류에 편입돼 앞으로 남자 테니스 상위권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3년만에 현역에 복귀한 전 여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는 인도의 복식 전문 선수인 마헤쉬 부파티와 짝을 이뤄 출전한 혼합복식에서 6번 시드의 다니엘 네스터(캐나다)-엘레나 레코프체바(러시아)조를 2-0(6-3 6-3)으로 누르고 생애 처음으로 혼합복식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힝기스는 5번의 메이저대회 단식 타이틀 중 3번이나 우승을 이뤘던 멜버른코트에서 이번에는 혼합복식으로 최정상에 오르면서 복귀식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에서 8강에 오르며 세월의 공백을 훌쩍 뛰어넘었던 힝기스는 그동안 단식에서 40번, 복식에서 36번이나 타이틀을 거머쥐며 전천후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