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내 경쟁에서 이겨 1루수를 차지하겠다"


'아시아의 대포' 이승엽(30)이 19일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둥지를 틀었다.


이승엽은 이날 요미우리 구단 사무실에서 계약서에 정식 사인한 뒤 도쿄돔 구장 앞 도쿄돔호텔에서 구단관계자와 하라 다쓰노리 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계약기간은 1년이며 계약금 5천만엔, 연봉 1억6천만엔 등 총 2억1천만엔을 보장받은 가운데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마린스에서 2년 동안 등번호 36번을 달았던 이승엽은 요미우리의 전설적인 스타인 나가시마 시게오 전 감독이 한 때 사용했던 `33번'을 받았다.


이승엽은 회견에서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팀에 들어와 영광이며 나를 불러준 분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늦게 결정되는 바람에 준비가 부족하나 다음달 1일 스프링캠프 때부터 전력을 다해 몸을 만들 계획이며 시즌을 마치면 팀의 여러 선수와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거 포부를 밝혔다.


그는 "홈런에 대한 집착은 전혀 없다"며 "잘 치면 좋지만 홈런을 치겠다고 해서 칠 수 있는게 아닌 만큼 주어진 여건 속에서 팀에 공헌하겠으며 그것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원하는 포지션에 대해서는 "우선 1루수가 원래 포지션이어서 내가 좋은 성적을 내려면 1루를 해야된다"며 "하지만 1루를 맡기위해서는 경쟁을 해야한다.


경쟁에서 이겨 주전을 차지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타순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2년간 뛰면서 8번을 한 적도 있다"며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개인 목표에 대해 "요미우리가 요즘 하위권으로 밀려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좋은 타격으로 팀이 우승하는데 기여하고 싶으며 타율과 홈런 등의 희망은 접어두겠다"고 밝혔다

하라 감독은 이승엽의 인상을 질문받고 "박력있으며 스포츠맨 같다"며 호감을 표시하면서 "일본에서 이승엽의 2년간 활약은 눈부셨으며 그와 함께 플레이해 요미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고싶다"며 강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비공인 홈런 세계신기록(868개)을 수립한 일본프로야구의 전설 오 사다하루(王貞治)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이 요미우리 시절 기록했던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55개)을 깨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승엽은 20일 오후 한국으로 돌아와 2월1일 미야자키에서 벌어질 요미우리 스프링캠프 참석 전까지 국내에서 훈련한 뒤 31일께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