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실수는 없다' 해외 전지훈련 첫 평가전에서 약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덜미를 잡혀 '모랫바람'을 뚫는 데 실패한 아드보카트호가 독일 월드컵축구 본선 상대와 비슷한 '유럽 팀 상대 모의고사'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아드보카트호 태극전사 23명은 19일(이하 한국시간) UAE전이 종료된 직후 두번째 전훈지인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로 날아가 짐을 내렸다. 사우디에서 맞닥뜨리는 두 팀은 UAE와 차원이 다르다. 우선 21일 밤 10시40분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대적하는 그리스는 현역 유럽 챔피언이다. 그리스는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 2조에서 우크라이나, 터키, 덴마크에 밀려 탈락했지만 2년 전 유럽 정상을 호령한 지도자와 선수들이 그대로 포진하고 있다. '그리스판 히딩크'로 불리는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감독은 반세기를 변방에 숨어지낸 아킬레스의 후예들을 유럽 중심무대로 올려놓은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평가전에도 유로2004(유럽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볼로냐), 2004 아네테올림픽과 월드컵 예선 주축 공격수 디미트리스 파파도풀로스(파나티나이코스) 등 'A급 멤버'들이 고스란히 출전한다는 소식이 현지에서 들려오고 있다. 특히 아드보카트호로서는 이번 그리스전을 통해 16강 진출의 최대 걸림돌이 될 같은 조 스위스를 격파할 해법을 찾아야 할 임무를 띠고 있다. 유럽 축구의 변방에 속하는 스위스와 그리스는 유럽 빅 리그에서 뛰는 스타들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특유의 조직력으로 메이저 이벤트에서 강호들을 혼내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리스와 경기를 의식한 듯 "우선 유럽팀과 경기를 해보는 게 중요하다. 유럽에서 평가전을 할 수 없는 만큼 중동에서라도 유럽팀과 맞붙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그리스와 단 한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다. 체격, 체력, 스피드에서 유럽 정상급이다. 아드보카트호는 지난해 11월 철벽 수비로 소문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골문에 두 골을 퍼부었던 만큼 유럽 팀에 대한 자신감은 넘쳐난다. 이어지는 상대 핀란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직전 한국에 행운을 가져다 준 팀이다. 당시 히딩크호는 북중미 골드컵에서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다 핀란드를 만나 황선홍이 두 골을 뽑아내면서 깔끔한 승리를 거둬 상승세로 돌아섰다. 핀란드는 '핀족 축구의 영웅'으로 불리는 야리 리트마넨(말뫼) 등 정예 멤버들이 출동한다. 유럽 다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적은 대신 자국 리그가 휴식기라 1진급을 사우디에 내려보내기로 했다. 아드보카트호로서는 그리스, 핀란드가 모두 쉽지 않은 시험이지만 분위기를 바꿀 상대로는 최적이다. (리야드=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