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삼성 하우젠 K-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이천수(25.울산 현대)는 28일 수상 직후 "스페인에서 힘들 때 어머니를 붙잡고 울었을 정도로 어려웠다"며 울먹였다. 이천수는 이날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수상식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이제 더는 20살 때의 천방지축이 아니고 25살의 성숙한 청년"이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천수와 일문일답. -- 수상 소감은. ▲발표할 때까지 몰랐다. 처음엔 주영이(박주영.20.FC 서울)가 받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욕심이 나고 꼭 받고 싶었다. 박주영을 제치고 MVP를 타게 돼서 미안하다. 일단 한번 받았으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난다. -- 스페인 진출 실패를 극복했는데. ▲스페인에서 힘들 때 어머니를 붙잡고 울었을 정도로 어려웠다. 이번에도 어머니를 보고 울었다. -- 가장 힘들었던 점은. ▲올해 귀국해서 한동안 경기에 나가지 못할 때가 힘들었다. '오래 활약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퍼져서 그런지 당시 지나가는 말로 '축구 그만뒀느냐'거나 '이제 끝났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었다. 이런 얘기를 자주 듣다 보니까 오기가 생기더라. -- 후반기 활약이 좋아진 이유는. ▲한동안 심적으로 불안하고 운동을 하기가 싫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 '계속 이러다간 뒤처지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는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진 이천수'보다 '언론에 널리 알려진 이천수'가 더 좋다. 지금처럼 잘하고 싶다. -- 좋지 않은 이미지도 많이 퍼져있는데. ▲나는 더는 20살 때의 천방지축이 아니다. 한때는 말을 가리지 않고 하기도 했다는 걸 인정한다. 이제는 25살의 성숙한 청년이다. -- 내년 계획은. ▲내년 월드컵이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잘 하겠다. 모든 대회에서 큰 상을 받게끔 노력하겠다. (박주영과) 선의의 경쟁에서 이기고 상을 탄 만큼 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 아드보카트호 전지훈련과 함께 생존경쟁이 시작되는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밖에서는 '성숙해졌다', 그라운드에서는 '맹수 같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 해외 진출 소망은. ▲이전에는 집안 형편이 어렵다 보니까 명예보다 돈을 많이 고려했다. 이제는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만큼 명예를 찾으려고 노력하겠다. 언제든 갈 준비가 돼있다. 잉글랜드에 가고 싶다. 이전에 '첼시에 가고 싶다'고 했다가 문제가 된 적이 있지만 누구나 꿈이 있지 않나. 그건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 첼시나 FC 바르셀로나는 일종의 자기 암시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